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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한 여행 예능, 시청자 외면받는 이유는

먹방·쿡방 등으로 차별화 나섰지만, 비슷한 콘셉트에 피로감 증가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9.01.08 12: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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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종영한 tvN <탐나는 크루즈>. ⓒtvN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볼거리를 앞세운 여행 예능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몇 년 새 관찰 예능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틈새를 뚫고 해외에서 촬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크게 늘었다. 대표주자는 여행 예능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8년 11월 해외 관광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229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하다.

출연자가 해외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 예능은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여행 예능은 소재와 포맷을 가리지 않고 해외를 배경으로 먹방·쿡방 혹은 색다른 소재를 결합한 예능으로 분화됐다. 해외 촬영이 불가피한 여행 예능을 포함해 예능 전반에서 해외가 주 무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흥행은 예전만 못하다. 낯설고 이국적인 공간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해온 해외 예능이 정체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에서 방영 혹은 방영 예정인 여행 예능만 해도 10여 편에 달한다. KBS 2TV <배틀 트립>은 연예인이 팀을 이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여행을 알려준다는 게 콘셉트다. 2016년 방송을 시작한 <배틀 트립>은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차별화로 작년 초 시청률 6%대까지 상승세를 탔으나 최근엔 3~4%대에 머물고 있다.

방송 1년을 넘긴 tvN <짠내투어>도 2%대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시즌제로 단장한 JTBC<뭉쳐야 뜬다2>도 출연진을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시청률 5%까지 솟았던 과거만큼 화제성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차별화 포인트가 자충수가 될 때도 있다. 지난 5일 7부작으로 종영한 tvN <탐나는 크루즈>는 ‘크루즈 여행’을 앞세웠다. 출연자들이 게임을 벌이며 지중해를 항해하는데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최종회 시청률은 0.8%에 그쳤다.

tvN <아모르 파티>도 연예인 자녀를 키운 황혼기 싱글 부모가 잃어버린 청춘을 찾아가는 여행을 담아내고 있지만, “<미운 우리 새끼>의 역버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시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KBS 2TV <잠시만 빌리지>는 출연자들이 아이와 함께 낯선 도시에서 살아보는 로컬 거주 여행을 표방한다.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와 달리 출연자의 ‘해외에서 한 달 살기’에 대한 위화감뿐 아니라 연예인 가족의 출연에 대한 피로감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로 떠나는 예능 범람 속에서 먹방, 쿡방 등의 설정과 결합한 여행예능도 기대만큼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와 제작진은 색다른 해외예능을 표방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비슷한 포맷의 반복으로 보일 뿐이다.

현재 방영 중인 tvN <국경 없는 포차>는 포장마차라는 한국의 특수한 문화를 프랑스, 덴마크 등에서 공유한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출연진 외에 과거에 방영됐던 ‘윤식당 시리즈’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지난해 말 파일럿으로 내보낸 KBS 2TV<파리로 가는 길>도 힐링을 섞은 ‘먹방’이라는 뻔한 소재에 머물렀고, 시청률도 1.1%에 그쳤다. 볼거리와 기획이 맞물리더라도 유행에 편승하는 소재와 포맷을 자꾸만 반복할 경우 시청자들은 진부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국적인 배경에만 기댄 스토리텔링도 예능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예능에서 스토리텔링은 먹방, 쿡방, 음악, 장사, 다큐멘터리 제작 등 독특한 콘셉트에서 출발하지만, 출연자 간 호흡과 관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재미가 배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현재 해외로 떠나는 예능에서는 짧은 제작 기간 내에 출연자들이 자연스러운 호흡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낯선 출연자들 간의 조합일수록 ‘관계 맺기’와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잘 맞물릴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연예인 출연자 섭외를 현실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면, 시청자가 이입할 수 있는 포인트를 살려 피로감을 덜어내는 게 필요해 보인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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