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에는 어김없이 'PPL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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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에는 어김없이 'PPL 홍수'
시청률·화제성에 비례하는 간접광고... 면역 생긴 시청자도 "광고로 채운 방송" 눈살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01.1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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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PL이 등장하는 JTBC<스카이캐슬>과 tvN<남자친구> ⓒJTBC,tvN

[PD저널=김혜인 기자] 장안의 화제작 JTBC<SKY 캐슬>과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남자친구><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공통점은? 흥행에 성공하거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면서 과도한 PPL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들이다. 

1%에서 20% 가까이 시청률을 끌어올린 <SKY 캐슬>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노골적인 PPL 공세를 퍼붓고 있다.

평소엔 청소를 직접 하지 않는 주인공이 청소기를 밀며 브랜드 로고를 노출하고, 입시 코디네이터가 맡은 학생에게 팔찌를 선물하는 장면이 원샷으로 화면을 채웠다. '대한민국 상위 0.1%'라는 극의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프랜차이즈와 중저가브랜드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 6일 방송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는 'PPL 홍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주인공이 데이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헤어제품, 화장품, 귀걸이 등이 간접광고 상품으로 튀어나왔다. 박보검과 송혜교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된 <남자친구>도 남녀주인공이 마시고, 바르고, 입는 제품 대다수가 PPL이었다.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에 광고주의 광고 의뢰가 쇄도하는 건 방송사나 제작사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또 드라마 규모가 커지면서 간접광고를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미스터 션샤인>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작에 참여한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간접광고가 10~20개 정도 들어오면 몇 회차 제작비는 뽑는다”라고 전했다. 

PPL 논란이 지속되면서 간접광고를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집필 단계부터 PPL을 염두에 두는 추세도 굳어졌다. 간접광고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미스터 션샤인>도 기획 단계부터 간접광고 노출을 가정하고 제작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를 쓴 송재정 작가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남자 주인공에 몰입해야 하는 13회부터는 PPL을 넣을 수 없어 12회에 몰아넣었다”며 “커피를 게임 아이템으로 활용해 녹여낸 건 새로운 방향의 PPL을 개척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 tvN<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들>에 등장한 PPL ⓒtvN

제작진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수위까지 방송법령에서 허용하는 건 아니다.  

간접광고는 2010년 방송법 시행령에 신설됐는데, 간접광고의 허용 범위를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선으로 규정했다. 방송심의 규정도 “시청 흐름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4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황금빛 내 인생>는 간접광고주 서비스, 신제품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제재인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규훈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는 “제작진도 시청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시청자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PPL 수익으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었을 때 시청자의 볼 권리가 충족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시청권을 넓게 해석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한상필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는 “PPL은 제작비 보존을 위한 광고 기법 중 하나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도 활용하고 있다. 다만, 과도한 PPL의 경우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방해할 수 있어 방송법 가이드라인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감독기관(방심위)에서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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