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골목식당', "창업 교본"으로 궤도 수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목 상권 살리기' 내걸었던 '백종원의 골목식당'... 23일 '회기동 벽화골목' 편부터 탈바꿈

▲ SBS<백종원의 골목식당> 화면 갈무리

[PD저널=김혜인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방송 1년 만에 "창업자들을 위한 교본 프로그램"으로 탈바꿈한다. 

당초 '골목 상권 살리기'를 기획 의도로 내세우면서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은 <골목식당>은 출연자들이 잇달아 논란에 휘말리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제작진이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골목식당>의 궤도 수정을 결정한 이유다.     

유윤재 <골목식당> CP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방송의 파급력과 논란도 컸고, 애초 기획 의도였던 ‘죽어가는 골목’, ‘살아나는 골목’은 선정 기준이 없어 어려웠다”며 “상황별 해법을 보여주는 장사 교본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 의도를 구체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섭외한 출연자들이 '건물주 논란',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도마에 오르자 <골목식당> 섭외 기준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됐다. 

<골목식당>은 출연 신청이 들어온 골목을 대상으로 상권을 파악한 뒤 프랜차이즈 여부, 임대료 등을 조사하지만, 출연자 개인의 자산 규모 등까지는 확인하지는 못한다. 지난주 마무리된 ‘청파동 하숙 골목’편에서 '고로케집' 사장이 건물주 논란에 휘말리자 제작진은 '통편집'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관원 PD는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으로 출연자의 재산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며 “시청자의 기준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섭외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관원 PD는 “한 골목을 촬영하려면 가게 네 곳을 섭외해야 한다"며 "2000건의 신청글이 올라오지만 막상 방송 출연에 대한 부담과 가족의 반대 등으로 허락하는 경우가 드물다”라고 말했다.

정우진 PD는 '자극적인 연출' 지적에 대해선 “현실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불편해할까봐 고민할 때가 많다"며 "한편으로는 프로그램을 보는 외식업 종사자들이 문제점을 알아야 고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라고 말했다.

▲ SBS<백종원의 골목식당> 23일 시작하는 '회기동편' 갈무리

23일 시작하는 '회기동 벽화골목' 편부터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맞춤형 솔루션에 집중할 예정이다. "각 가게마다 나름의 걱정과 문제가 있다"는 분석에 따라 백종원 대표가 맞춤형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회기동은 첫회로 조명한 '이대 꽃길사거리'처럼 유행에 민감한 대학가 상권으로 최근엔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골목이다.

기획 의도를 구체화하는 대신에 대상은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제작진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죽어가는 상권뿐 아니라 대학가 상권, 청년몰, 시장, 지방 등으로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PD는 "요식업 종사자 중 90%가 실패하고 문을 닫는데, <골목식당>은 실패율을 줄이고 싶어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방송을 통해 초보 사장님들에게 외식업이 외롭고 힘든 길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질책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미흡합 부분은 채워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