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설 파일럿' 재기 발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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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시청률 1위-화제성 잡으며 호평

▲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스틸컷 ⓒ KBS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방송사들이 설 연휴를 맞아 다채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시청자에게 맛보기 프로그램을 선보여 정규 편성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시청자들은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SBS <불타는 청춘> 등 모두 명절 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해 장수 예능으로 자리 잡은 프로그램이다.

이번 연휴를 맞아 지상파 방송사들은 명절 예능으로 자리를 굳힌 예능, 누구나 함께 볼 수 있는 정보성 예능, 그리고 색다른 소재의 예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았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에서 일부 파일럿을 제외하곤 기존 예능을 특집으로 편성해 내보낸 데 반해, 지상파 방송사의 파일럿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지난 5일과 6일 2부작으로 방영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화제성을 입증했다. 5일 방영된 1부는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화요일 전체 예능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연자들도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로 오를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365일 한 몸처럼 따라다니는 수행비서관, 개그맨 김준호와 후배들, 이연복 셰프와 아들 셰프 등의 일상을 관찰 예능으로 비추며 서로 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공유했다.

MBC<전지적 참견 시점>이 연예인과 매니저 간 관계와 일상을 파고들었다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상사-부하 간 동상이몽을 보여주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넓혔다. 또 방송인 이경규, 김용만, 박명수, 장도연, 장동민, 김희철 등 입담 좋은 출연자들이 방송, 문화, 사회 전반의 이슈에 관해 난상토론을 벌이는 <6자회담>도 호응을 얻었다.

▲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방송 화면 갈무리ⓒ MBC

MBC가 선보인 실험적인 파일럿 <구해줘! 홈즈>도 정규 편성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구해줘! 홈즈>는 방송인 박나래, 김숙, 홍진경, 광희 등이 팀으로 나뉘어 의뢰인이 제시한 조건에 맞는 집을 직접 발품을 팔아 매물 후보군을 방문해 최종적으로 의뢰인이 한 집을 선정하는 부동산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 거주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국내 거주 외국인, 예비 대학생, 반려동물과 사는 신혼부부 등 의뢰인에 따른 맞춤형 공간, 시세, 주변 환경을 제공하며 정보성을 높였다. 5일 시청률 6.2%로 저력을 보여줬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예능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도 5일 시청률 6.4%를 기록했다. MBC 역대 음악차트프로그램 1위 가수와 1위를 놓친 '도전 가수'들의 재대결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음악 예능의 변주가 눈에 띄었다.

SBS에서는 가족 예능의 확장을 택했다. 지난 5일과 6일 방영된 <요즘 가족-조카면 족하다?>에서는 이모, 삼촌, 고모와 조카의 관계에 주목했다. 배우 김원희는 삼남매 초등학생 조카들과의 해외 여행기를, 개그맨 김지민은 세 명의 조카와 하드코어 체험기, 방송인 홍석천은 딸 같은 조카와 문화 체험에 나섰다.

가족예능의 범람에 따른 기시감이 들기 마련이지만, 그간 SBS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등을 통해 가족예능의 입지를 넓혀온 만큼 흥행의 바통을 이어받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tvN에서는 최근 여성 배우와 예능인이 활약에 부응하듯 <할리우드에서 아침을>를 선보였다. 연기 경력 도합 129년을 자랑하는 박정수, 김보연, 박준금 등 중년배우 3인방이 할리우드 오디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설 연휴 파일럿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보면 지상파 방송사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남녀노소 쉽게 볼 수 있는 포맷과 현실을 반영하는 소재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물론 파격적인 실험을 앞세우기보다 안정성을 발판 삼은 파일럿을 선보인 것도 한 몫 했다. 실제 가족예능, 여행예능, 음악예능을 변주한 파일럿을 선보인 만큼 향후 정규 편성됐을 때 얼마나 새로움을 더하느냐가 예능의 수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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