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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심의실, 제작 자율성 침해 '앞장'

진미위 "'추적60분' 4대강 편-서울시 공무원 편, 심의실 과도 개입" 이미나 기자l승인2019.02.07 12: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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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방영 당시 논란을 불렀던 KBS <추적60분>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편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이 심의실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한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BS의 과거 청산 기구인 진실과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는 7일 심의실에 의한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 조사보고서를 채택하고, KBS 사측에 사규개정 및 제도개선 등을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미위는 2008년 9월 이병순 사장이 취임사에서 '게이트키핑' 강화를 언급한 이후 심의실의 역할이 커졌고, 이후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고 봤다.

2010년 2주 간 불방 사태 끝에 방영돼 '외압' 논란을 불렀던 <추적60분>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편과 2013년 1주 불방 끝에 제작진이 준비한 방송 일부가 편집된 채 방송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이 대표적이다.

당시 KBS는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다룰 때는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해선 안 된다'는 방송심의 규정 제2장 11조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불방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진미위는 이것이 심의규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한 사례라 봤다.

진미위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해당 규정에 의한 방송금지가처분 결과를 확인한 결과 재판에 계류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방송금지가처분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없었다"며 "이 같은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심의실과 시사제작국, 경영진은 잘못된 심의결과를 근거로 불방을 결정했고 법무실 역시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방을 결정하는 과정이나 방송 내용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공식적 절차를 통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미위는 "KBS 심의규정에는 심의실장과 심의위원, 취재·제작 부서장들로 구성되는 심의지적특별평정위원회에서 '방송불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두 편 모두 이를 거치지 않고 불방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또 "불방의 사유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공식기구인 심의지적평정특별위원회에서 결정되는 것이 마땅해 보이나, 이 기구에서 불방이 최종 결정된다면 취재·제작 과정에서 일어난 분쟁을 편성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도록 하고 있는 편성규약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에 대해 진미위는 "사전심의에 내용에 대한 지적이 전혀 없었으나 결방 후 심의위원이 전화로 제작진에 수정을 요청했다"며 "방송 당일에도 심의실장과 시사제작국장·부사장이 모여 원고를 검토했고, 심의실장이 수정을 요구했다. 심의실에서 수차례 수정 요구가 들어오자 제작진은 공식적으로 심의평을 써달라고 요구했지만 두 번째 사전심의에도 이러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심의실은 제작 최종 단계에서 심의규정에 어긋나는 내용에 대한 수정과 방송 보류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면서도 "심의평을 쓰지 않은 상황에서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데스킹 행위로, 편성규약 위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진미위는 2010년 '심의지적평정위원회' 규정 개정 이후 2018년 12월까지 '공정성', '객관성', '정치적 중립'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은 경우는 모두 8건이었으며, 대부분 기계적 균형을 주요 판단근거로 삼아 정부·여당에 불리한 내용이 유리한 내용보다 많으면 이를 '공정성', '객관성' 위반으로 간주해 제재를 가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예를 들어 2014년 5월 <뉴스라인>의 국제뉴스 해설 코너에 출연해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검찰이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 자식 수사를 발표한 것을 언급하고,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한 기자는 심의실로부터 제재를 받고 3개월 뒤 해당 코너에서 하차했다.

2011년 3월 반값등록금을 주제로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토요일 아침입니다>를 진행한 담당 PD는 방송 내용에 선거에 관한 내용이 없었음에도 선거방송 심의규정인 '정치적 중립'까지 적용돼 제재를 받았다.

또 독립성이 보장되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에 심의실이 내용 수정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담당자에 제재를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2013년 10월 지리산댐 건설에 대해 다룬 <열린채널> '지리산의 눈물' 편 담당자가 심의지적 불이행을 이유로 제재를 받은 사건에 대해 진미위는 "해당 프로그램의 수정, 불방 여부는 KBS 시청자위원회 산하의 '시청자참여 프로그램 소위원회'가 결정하고, KBS의 프로그램 담당자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며 "관련 규정을 잘못 적용한 결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진미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와 함께 KBS 사측에 향후 심의규정 개정 시 심의지적특별평정위원회에서 '방송불가' 판정을 하고, 이의가 있을 시 편성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할 것을 권고했다. 또 관련 규정을 명백히 잘못 적용한 것으로 판단되는 <열린채널>에 대해서는 재심의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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