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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골 된 조선일보 '지상파 편향' 보도

'지상파 프로그램 평가' 연구과제 발주하고 대대적 보도..."언론윤리 배치" "'기사 거래' 반성부터" 비판 거세 이미나 기자l승인2019.02.13 18: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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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3일 6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PD저널=이미나 기자] <조선일보>가 주문형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연일 보도하고 있는 '공정성 잃은 지상파' 기획 시리즈가 자책골이 됐다.

'지상파 흠집내기' 의도로 짜고 쳐서 '지상파 편향성이 심해졌다'는 연구 결과를 얻어낸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기사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가 언론의 편향성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조선일보>는 11일부터 사흘 동안 '공정성 잃은 지상파'라는 제목으로 총 10건의 연재 기사를 쏟아냈다. 이 연재는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책임연구원으로 진행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평가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연구 방법과 내용의 타당성을 놓고 학계의 이견이 잇따른 데다, 발주처가 다름 아닌 <조선일보> 산하의 미디어연구소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을 불렀다. 

<조선일보>가 13일 "이번 연구는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진행됐다"는 윤 교수의 말을 전하고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는 비영리 공익 연구재단이며, 연구 내용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며 뒤늦은 해명을 내놨지만,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지상파 내부에선 강한 어조로 <조선일보> 보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3일 성명을 내고 "문제는 윤석민 교수의 보고서가 신뢰할 수 있느냐"라며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계량화 할 수 있는지 본질적인 의문에서부터, 개별 사안의 경중이나 바뀐 시대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 균형성만을 따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평가인지, 저널리즘의 본령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조선일보> 전·현직 간부의 '기사 거래 의혹'이 일었던 것을 두고 "지상파의 편향성을 시비 걸기 전에, 브로커로부터 명품 스카프 받고 전별금 챙기고 자식 취업까지 청탁한 <조선일보> 기자들의 타락과 기사거래의 관행부터 공개적으로 반성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관계자도 "라디오 방송 진행자들과 출연자들을 단순히 정부 옹호적으로 분류하고, 지난 시기의 적폐를 고발하는 방송을 편향됐다고 간주하는 방법론이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박근혜 정권 시절 정부 여당 추천으로 방통심의위원을 지냈고, 종편 허가를 옹호하는 등 <조선일보>의 편을 들어온 학자가 <조선일보> 측 돈을 받고 연구보고서를 내면서 이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직능단체와 언론단체도 <조선일보> 보도와 연구보고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PD연합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이 진실인가, 시청취자의 관심과 이익에 부합하느냐가 PD들의 최우선 판단 기준”이라며 “기계적 수치만으로 프로그램을 재단한 <조선일보> 기사는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에 거름이 되고 방송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기사가 아니라 진영논리에 입각하여 확증편향을 강화하고, 방송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기만하여 분열과 대립을 부추기는 선동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최정기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도 "'공정성'이라는 개념을 지수화해 연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명백히 지상파를 흠집 내려는 의도를 가진 작위적인 연구였고, 더욱이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가 발주한 연구 결과를 받아 <조선일보>가 기사화한다는 건 언론윤리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연구보고서가 편향적이라고 지적한 KBS <저널리즘 토크쇼J>와 <오늘밤 김제동>은 방송을 통해 <조선일보> 보도와 연구 결과를 정면 반박할 예정이다.    

<저널리즘 토크쇼J> 출연진인 최경영 KBS 기자는 "<조선일보>가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받아 스스로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킨 셈"이라며 "스스로 자신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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