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사장 "젊은 시청자 못 잡으면 MBC 미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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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손해 보더라도 이미지 쇄신 필요"...3월 개편 통해 예능 라인업 대폭 강화

▲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MBC가 젊은 시청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대거 신설하고 2049 시청층 잡기에 나선다. 

MBC는 오는 17일 실시하는 부분 개편에서 지난 설 연휴에서 호평을 받았던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정규 편성하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새 시즌을 론칭하는 등 예능 라인업 강화에 중점을 뒀다.

최승호 MBC 사장은 이번 개편을 앞두고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시청률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금요일과 일요일에는 ‘예능 블록’을 강화했다.

금요일에는 현재 오후 11시대에 방영 중인 <나 혼자 산다>의 앞뒤로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금요일 오후 8시 30분대엔 지난 설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이 신설됐다. 이어 오후 10시대엔 2017년 시즌 종영 형태로 휴지기에 들어갔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방송된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는 박진경 PD와 권해봄 PD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지난 시즌에선 카카오TV를 통해 생방송을 진행했지만, 이번 시즌에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게임 전문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에서 시험 방송을 진행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주말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의 종영 이후 일요 드라마를 폐지한 MBC는 이 시간대에 <호구의 연애>를 편성했다.

오는 17일부터 일요일 오후 9시대에 방영되는 <호구의 연애>는 남성 연예인 5명이 비 연예인인 여성 5명과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리얼 버라이어티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SBS <미운 우리 새끼>와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호구의 연애> 바로 다음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10시 30분대에는 <구해줘! 홈즈>가 방송된다. <구해줘! 홈즈> 역시 설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프로그램으로, ‘주거난’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예능 프로그램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요일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현재 일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영 중인 <스트레이트>는 월요일 오후 9시로 시간대를 옮긴다. 오는 4월 1일부터는 <스트레이트> 이후 오후 11시대에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가 4부작으로 방송된다.

지난해 11월 2부작 파일럿으로 방영됐던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는 뉴스 수용자의 인식과 역할을 강조한 ‘팩트체크’ 프로그램이다.

또한 이번 개편을 기점으로 <뉴스데스크>도 확대 편성된다.

방송시간이 현행 60분에서 85분으로 늘어나고, 시작 시간도 오후 7시 30분으로 앞당긴다. MBC는 보도 부문의 심층성과 시청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뉴스데스크>를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뉴스데스크', 더 빨리 오래 시청자 만난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주말드라마를 폐지하고, 2049 시청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하면서 ‘젊은 채널’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승호 사장은 5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밀레니얼 세대’(1981년생-1996년생)는 MBC를 ‘청바지 입은 꼰대’로 인식하고 있다”며 “MBC가 가장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었던 정상의 순간을 너무 짧게 봤거나 아예 보지 못했고, 점점 퇴락해가는 모습만 봐왔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최근 MBC가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MBC를 ‘올드한’ ‘수동적인’ 채널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영광’이 아직 시청자 사이에서 회자되는 데다, 장수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최 사장은 “시청률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여기에 김태호 PD가 후배 PD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새 프로그램이 선을 보이면 MBC의 프로그램 라인업은 큰 틀에서 정상화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2월 지상파 광고 매출이 지난해 대비 28% 하락하는 등 매출 실적까지 나빠지면서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승호 사장은 “광고주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광고시청률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건 광고 수익에도 치명적이며, 수익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통부문에서도 좋지 않다”며 “앞으로 우리는 2049 시청자들이 공감할 강력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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