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이은주 기자]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의 하차에 이어 출연진의 ‘내기골프’ 의혹까지 나오면서 불거진 ’1박 2일‘ 폐지 요구에 대해 KBS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미 <1박 2일> 제작·방송 중단을 밝힌 데다 KBS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아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KBS <뉴스9>는 “차태현 김준호 두 명이 수백만 원대의 내기 골프를 친 정황이 이들의 대화방에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하면서 폐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KBS가 18일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1박 2일> 폐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18일 임원회의를 거치면서 입장 발표는 미뤄졌다.
KBS 관계자에 따르면 양승동 사장은 18일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1박 2일>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시청자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KBS 한 관계자는 “이미 방송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에 폐지의 영향을 다각도로 고려해서 검토하자는 것”이라며 “출연자 검증 시스템 강화 방안과 함께 12년 동안 <1박 2일>의 공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갔다”라고 말했다.
이날 임원회의에는 KBS 시청자청원게시판에 올라온 <1박 2일> 폐지 반대 청원에 2천명이 넘게 동의했다는 내용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시청자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 청원에선 <1박 2일> 폐지 찬반 여론이 양분된 상태다.
18일 현재(오후 1시 기준) <1박 2일> 폐지 반대 청원에는 2884명이, 폐지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2096명이 각각 동의했다. 폐지 반대 청원자는 영문으로 ‘<1박 2일> 중단으로 충분하다. 폐지는 옳지 않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시청자청원제도는 KBS가 지난해 9월 도입한 것으로, 시청자 1천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에는 관련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하고 있다.
<1박 2일> 폐지 여부와 별개로 KBS 예능센터 내부에선 이번 '정준영 사건' 여파로 제기된 <1박 2일>중단, 출연자 검증 문제와 관련해 일선 PD들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