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감' 주는 동물 학대 보도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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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감' 주는 동물 학대 보도 '역효과'
학대 장면 동물 사체 장면 반복 사용하는 뉴스...“동물 보도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03.21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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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 학대 장면이나 유기 장면을 강조, 반복해서 보여주는 뉴스 보도들 ⓒYTN,MBC,연합뉴스TV

[PD저널=김혜인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물 학대를 다루는 보도는 여전히 충격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각심을 키운다는 보도 의도와 달리 동물 학대·유기 장면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시청자들이 동물 학대에 둔감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기면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민속놀이 소싸움은 동물 학대라는 비판에 직면했고, 체험형 실내 동물원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동물학대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방송 보도는 학대 장면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분양받은 강아지를 환불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후 3개월 된 몰티즈를 집어 던져 죽게 한 사건 뉴스에선 강아지를 던지는 장면이 수차례 반복됐다.

YTN <뉴스나이트>는 지난 2월 11일 <“환불 안 해줘?” 3개월 된 강아지 내던져 결국 죽어>에서 강아지를 던지는 장면을 다섯 차례나 내보냈다. 

MBN <뉴스파이터>는 지난 1월 부산 해운대의 고층 오피스텔 근처에서 강아지 세마리가 떨어져 죽은 사건을 8분 동안 다루면서 흐림 처리로 강아지 혈흔, 사체를 반복적으로 노출했다.

방송 뉴스에서 모자이크한 동물의 사체를 빨간 원으로 표시해 강조하거나 확대하는 경우도 많다. 

방송 심의 규정은 잔인한 동물 살상 장면을 신중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앵무새를 불태우는 장면을 내보낸 SBS <황후의 품격>은 '생명의 존중'과 '충격·혐오감' 조항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올라와 조만간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동물 학대 보도는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한 목적이지만 지나친 경우도 많다"며 "지금까지는 동물 학대와 관련해선 드라마를 위주로 심의했지만 보도까지 확대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동물 학대가 자극적으로 활용되면 시청자들이 학대 행위에 무뎌질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며 “동물에 대한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피해 장면을 부각하는 행태를 자제하고 시청자들의 혐오감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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