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자회사에 손 뻗친 태영그룹 회장..."경영권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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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 윤석민 최측근...소유 경영 분리 약속 지켜야"

▲ 지난 2월 20일 신경렬 SBS 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왼쪽부터),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장과 박정훈 SBS 사장은 'SBS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생산-유통체계를 완비'하고 '수직계열화 추진과정에서 SBS 자산과 현금의 순유출은 없도록 한다'는 원칙이 명시된 합의문에 서명했다. ⓒSBS

[PD저널=박수선 김혜인 기자] 'SBS 소유 경영 분리'를 약속한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전 SBS 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여전히 SBS 자회사 경영에 손을 뻗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SBS 지주회사의 최대주주인 태영건설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태영그룹 회장에 오른 윤 회장이 아직까지도 SBS 자회사 이사회 구성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은 지난 22일 열린 SBS콘텐츠허브 이사회 결과가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SBS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가 809억원을 받고 SBS콘텐츠허브를 SBS에 매각한 뒤에 처음으로 열리는 이사회였다.  

이날 SBS콘텐츠허브 이사회는 김영섭 SBS 전 드라마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장진호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SBS콘텐츠허브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과 유통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선임 결과가 알려지자 SBS 내부에선 노사 합의 파기와 대주주 경영 개입이라는 반발이 곧장 나왔다.

앞서 윤세영 명예회장과 윤석민 전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은 2017년 보도 개입 의혹이 제기된 뒤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를 선언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지난 2월 노사와 SBS미디어홀딩스는 소유 경영 분리 후속 조치로, SBS 수익 유출을 막겠다는 목표로 SBS콘텐츠허브 경영권을 SBS미디어홀딩스에서 SBS로 넘기는 데도 합의했다.  

김영섭 대표이사는 드라마부문 분사를 추진 중인 SBS가 오는 4월 설립하는 회사의 대표를 맡는 것으로 알려져 드라마 제작 자회사와 SBS콘텐츠허브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SBS 콘텐츠 유통과 제작을 담당하는 자회사의 유통기능과 자산 환수가 완료되기 전에 드라마 제작 기능과 유통 기능을 SBS 외곽에서 합병하려는 움직임"이라며 "합병 수순이 아니라면 기능 분리를 하려고 하는 자회사와 기능 흡수가 예정인 자회사에 같은 사람을 앉히는 어처구니 없는 인사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측은 SBS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 선임도 대주주 측이 콘텐츠허브 경영을 장악하겠다는 시도로 해석했다. 

SBS본부는 "장진호 씨는 윤석민 회장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문으로 지난 2000년부터 SBSi 경영에 함께 참여했던 윤 회장의 최측근"이라며 "이미 SBS에 콘텐츠허브 지분을 넘긴 SBS 미디어홀딩스가 사실상 콘텐츠허브 경영을 장악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BS 자회사에 대한 인사권까지 자신의 직접 관할 하에 둠으로써 SBS 경영진의 독립성을 부정하고 다시 자신이 모든 것을 관할하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SBS본부는 노사 합의 준수와 콘텐츠허브 이사진 해임을 윤 회장과 사측에 각각 촉구했다. 

SBS본부는 25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SBS콘텐츠허브 이사회 결과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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