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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절대 악에 맞서는 '다크 히어로'

KBS '닥터 프리즈너'·SBS '열혈사제', 세태 반영한 드라마로 '눈길' 이미나 기자l승인2019.03.25 18: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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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열혈사제> 주요 장면들 ⓒ SBS

[PD저널=이미나 기자] 최근 안방극장에서 두 '다크 히어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침체됐던 지상파 드라마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혼란한 사회상을 반영하듯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의를 구현하며 자신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통쾌함을 안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신부 김해일(김남길 분)이 극중 배경인 구담시에 뿌리 깊게 자리한 비리를 척결하러 나서는 과정을 그렸다. 코미디의 외피를 입었으되 권력의 카르텔을 겨눈다는 주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뒤로 지난 16일 방송된 20회에서 1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까지 치솟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 '감옥 간 의사'가 가세했다. 지난 20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닥터 프리즈너>는 드라마는 재벌 2세의 갑질로 의료계에서 추방됐던 나이제(남궁민 분)가 교도소 의료병동에서 재기를 위한 치열한 싸움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전작의 후광효과에 몰입감 넘치는 초반 전개가 호평을 얻으면서 단번에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김해일과 나이제는 전형적으로 반복됐던 권선징악의 구도를 따르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불의엔 불의로, 편법엔 편법으로 거악에 맞선다. 필요하다면 폭력도 불사하며, 또 다른 권력과 손을 잡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신부의 죽음을 파헤치다 구담구 전체를 뒤덮은 불의를 목격한 김해일은 용서와 사랑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성스러운' 사제의 모습에서 벗어나 속세의 정의를 따라 주먹을 휘두르기로 선택한다. 살리고 싶었던 환자들을 놓치고, 의료면허마저 박탈당했던 나이제 또한 '인술'을 펼쳤던 과거를 떨쳐내고 막강한 힘을 지닌 교도소 의료과장이 되기 위해 스스로의 손을 더럽히기 시작한다.

두 드라마는 장르물적 성격이 강하지만 날카로운 현실 인식에 발을 딛고 있다는 점에서도 같다.

지난 23일 방영된 <열혈사제>에서는 클럽 '라이징 문'과 경찰의 유착관계를 조사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나왔다. 화면 중앙에 '뽕'이라는 글자가 크게 등장하기도 했다. 클럽의 실소유주· 마약 의혹이나 마약 재벌2세 연루 의혹 등 최근 논란을 부른 '버닝썬 게이트'를 떠올리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 KBS 2TV <닥터 프리즈너> 주요 장면들 ⓒ KBS

<닥터 프리즈너> 첫 방송 역시 여대생 살인교사 혐의로 수감된 재벌 사모의 이야기가 주요 소재였다. 방송을 본 시청자 사이에서는 2013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방영되기도 한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온갖 질병을 핑계로 형 집행정지를 받는 정치인·재벌 등의 모습은 현실에서도 익숙한 소재다.

나름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이들의 모습은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대중에게 더욱 쾌감을 주었으리라는 분석이다.

이가온 드라마평론가는 "착하게, 세상의 규칙을 다 지키며 악을 응징하는 스토리는 이제 비현실적이다. 비뚤어진 세상을 비뚤게 처단하는 '다크 히어로'라는 점에서 김해일과 나이제가 매력적인 것"이라며 "두 인물 모두 세상의 규칙과 도덕을 어기지만, 약한 자에게는 약하고 강한 자에게는 강한 히어로라는 점에서도 시청자에게 소구하는 지점이 있다"고 봤다.

이어 "김해일은 국정원 요원 시절 의도치 않게 아이들을 해쳤다는, 나이제는 재벌의 갑질에 의해 환자를 잃었다는 아픔을 계기로 '다크 히어로'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즉 태어난 괴물이 아닌, 세상이 만든 괴물이라는 점에서도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거운 주제의식에도 만듦새의 완결성을 잊지 않고, 나아가 한층 공고해진 권력의 유대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도 두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는 지적이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한 종류의 '사회 악'만을 정밀 타격했던 과거의 드라마와 달리 권력의 커넥션에 주목한 지금의 드라마들은 일련의 사회적 문제들과도 밀접하게 맞물린 인상을 주고 있다"며 "현실세계에서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시청자들에게 때마침 이런 드라마들이 나오면서 주목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특히 두 드라마는 모두 이 권력 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것이 자본 권력이라는 것도 드러내고 있다"며 "그동안 대중이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해 오던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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