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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막후경영’ 나선 대주주...‘경영 불개입’ 약속 휴지조각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SBS 조직개편·자회사 인사 개입 논란...노조 "독립경영 원칙 원천적 파기" 반발 박수선 김혜인 기자l승인2019.03.28 18: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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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SBS본부 조합원들이 28일 SBS 이사회가 열린 회의장 앞에서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PD저널

[PD저널=박수선 김혜인 기자] SBS 창업주의 2세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 소유 경영 분리’를 약속하고 물러난 지 2년도 안 돼 SBS에 대주주의 그림자를 다시 드리우고 있다. SBS 지주회사 최대주주인 태영그룹이 2세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로 수차례 갈등을 빚었던 SBS까지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윤석민 회장이 SBS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SBS콘텐츠허브 대표이사 선임과 이사회 의장 선임에 관여했다는 지적이 나온 데 이어 오는 4월 시행되는 SBS 조직개편에도 윤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열린 SBS 이사회에서 의결한 조직개편안은 전략기획실을 대폭 축소하고, 경영본부를 확대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전략기획실 아래 있던 자산개발팀과 경영관리팀을 경영본부로 옮기고, 자산개발담당 이사도 따로 둔다. 내부에선 윤석민 회장이 SBS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이동희 경영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자산 개발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민 회장이 후속 인사를 통해 윤 회장의 아버지인 윤세영 명예회장 흔적 지우기에 나서는 한편 측근을 전면에 등용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2017년 ‘윤세영 윤석민 부자’가 경영에서 물러난 뒤 임명된 최상재 전략기획실장은 보직 해임되고, 특임이사로 발령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BS콘텐츠허브 이사회는 김영섭 SBS 전 드라마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장진호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장진호 연세대 교수는 윤석민 회장의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동문으로, SBS콘텐츠허브 전신인 SBSi 시절부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 SBS 사옥의 모습.

그동안 윤세영 회장 부자는 대주주의 전횡과 지주회사를 통한 SBS 수익 착취에 반발한 구성원의 요구로 수차례 경영 퇴장을 선언했다. 2017년 보도 개입 의혹으로 윤세영 명예회장 부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윤석민 회장이 2년도 지나지 않아 ‘소유 경영 분리’ 정신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 2월 SBS미디어홀딩스와 노사가 서명한 ‘SBS 수익 구조 정상화 방안'은 한 달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당시 대주주와 노사는 SBS미디어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SBS콘텐츠허브 경영권을 SBS에 넘기는 SBS 수직 계열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열린 SBS콘텐츠허브 이사회에서 김영섭 더스토리웍스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자회사 합병과 윤 회장이 자회사 통제력을 높이려는 계산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SBS 자회사인 더스토리웍스로 SBS 드라마 제작 인력을 전적하는 방식으로 드라마부문 분사를 추진하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SBS콘텐츠허브 대표이사 선임에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SBS 사측은 분사 재검토를 결정한 상태다. 드라마분사 회사 대표를 맡기로 했던 김영섭 대표는 현재 SBS 드라마본부장과 더스토리웍스 대표를 모두 사임하고 SBS콘텐츠허브 대표로만 활동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분사도 자칫하다가는 대주주의 장난감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며 “사측은 노조 핑계를 대며 분사를 원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SBS 드라마본부 소속 직원 66명은 따로 성명을 내고 “모든 논의가 박정훈 사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드라마본부는 자신의 유불리에 따른 흥정의 대상이 돼버렸다”며 박정훈 사장을 규탄했다. 

SBS 수익 구조 선순환과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추진한 대주주‧노사 합의와 분사가 대주주의 개입으로 모두 없던 일이 된 셈이다.

현재 SBS미디어그룹에서 윤석민 회장의 법적인 지위와 권한은 SBS 미디어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로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정도다. 윤세영 명예회장도 2017년 사퇴의 변을 통해 상법에 따라 이사임면권만 행사하고 SBS 경영에 일체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윤석민 회장이 대주주의 영향력으로 방송의 독립 경영을 위협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현재로선 없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28일 이사회 회의장 밖에서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를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는데도, 조직개편안은 원안대로 확정됐다.

2017년 SBS 노사는 ‘노사 합의 이행’을 재허가 조건에 포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방통위는 권고 사항으로 수용했다.

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는 28일 특별결의문을 내고 “지상파 민영방송은 ‘공익을 위해 전파를 사용할 권리를 민간에 허가’한 것으로, 결코 대주주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며 “이 사태를 방통위는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방통위는 책임을 인정하고 대주주와 SBS경영진을 향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이날 낸 긴급성명에서 "2004년 재허가 파동 이후 부침을 거듭하며 위태롭게 생명줄을 유지해 오던 소유경영 분리의 대국민 약속과 SBS 경영불개입, 독립경영 원칙을 원천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노동조합과 범 SBS 비상대책위원회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선 김혜인 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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