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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PD를찾아라<5>

돌아오지 않는 물고기
류시호< 부산MBC >
l승인1997.02.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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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빙하기부터 이어져온시간의 긴 흐름그 긴 세월을 어김없이 흘러온낙동강.
|contsmark1|그리고 끊임없이 살아 숨쉬던물고기.
|contsmark2|어느 샌가 소리 소문 없이그 낙동강 물고기가사라지고 있다.
|contsmark3|그 왕성했던 생명의 물오름은어디로 갔을까…”
|contsmark4|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이름 모를 물고기를 좇던 추억들, 검정 고무신에 물고기를 담고 어쩔 줄 몰라하던 그 시절….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가진 따뜻한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추억 속의 물고기들이 사라져 갈 때 소리 소문 없이 낙동강에서도 추억 속의 물고기들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분들은 아마 버들붕어를 잘 알 것이다. 개울가에서 쉽게 잡아서 친구들과 물고기 싸움을 시켰던 그 물고기. 새끼손가락 만한 귀여운 그 물고기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 낙동강 어디를 가도 버들붕어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잡힐 듯 말듯 달아나던 물고기와의 아련한 추억들은 이제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이다.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낙동강 물고기. 도시화와 공업화의 세찬 물살에 밀려 어린 시절의 그 물고기가 신음을 하고 사라져 갈 때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물고기가 살 수 없는 강에서 우리는 살 수 있다고 안이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벌써 낙동강에는 20여종의 물고기가 사라졌다. 앞으로 또 어떤 물고기가 사라질 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물고기가 사라진 낙동강,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아마 아직도 설마 그런 일까지 생기려고 괜한 기우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이건 괜한 기우가 아니다. 지금 이대로 낙동강을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사라져 버린 물고기가 돌아오지 않는 강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단지 어린 시절 추억의 상실이 아니라 조만간 우리에게 닥쳐올 생존의 박탈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 물 속에서는 물고기들이 거친 숨소리를 내며 죽어가고 있다. 그 애처로운 눈망울들….지난 95년 봄, 사라져가는 낙동강 물고기를 촬영하기 위해 길을 나설 때 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조금은 낭만적인 마음가짐으로 길을 떠났다. 민물고기의 촬영이란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촬영을 하고 취재를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을 해야만 할 시기가 왔을 때 사실 난 부끄러웠다. 이건 추억과 신비스러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낙동강 물고기들의 절박한 신음소리, 생명을 갈구하는 물고기의 안타까운 눈망울들을 지울 수가 없었다.요즘 사람들은 낙동강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고 절규하고 있다. 낙동강은 영남인의 생명의 젖줄이라고 외치고 있다. 더이상 낙동강이 죽어 가는 걸 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때늦은 절규의 목소리들….그러나 때늦은 절규의 목소리라도 우리가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낙동강에서 사라져버린 물고기처럼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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