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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인사 실패’, ‘춘풍추상’ 벌써 잊었나

국정쇄신 대신 국민적 실망만 불러온 2기 개각...기강 바로 잡아야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9.04.01 09: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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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국정쇄신용 개각이 쇄신은커녕 국민적 실망을 가져왔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전격 사퇴했고 7의 장관후보자 중 2 명은 여론의 비판 속에 낙마했다.

아직 할 일이 많고 갈 길은 멀기만 한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아무리 여론이야 어제 오늘 달라진다고 해도 현재의 모습으로는 기대난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난맥상이 불법과 국정농단 세력의 부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다시 돈과 권력을 가진 특권층들의 특권사회로 회귀하는 역사의 퇴행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청와대의 기강을 다시 잡아야 한다.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흠결투성이 장관 후보를 내세우는 인사수석을 꾸짖어야 한다. 초심을 유지하도록 참모들을 독려하고 질책해야 한다.

‘대통령의 심중을 가장 잘 안다’는 김의겸 대변인의 사퇴 과정을 보면 ‘이건 아니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국정을 위해 수고한 대변인과 마지막 점심식사에서 ‘앞으로 어디서 살 건가’라고 위로하고 걱정해준 것은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김 전 대변인의 행각에 분노한 국민의 마음부터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김 전 대변인은 최소한 세 가지 잘못을 범했고 이는 문재인 정부에 치명상을 가한 결정타가 됐다. 먼저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정반대되는 행태를 보였다.

‘투기냐 투자냐’ ‘집 없는 설움’ 등 논란은 의미가 없다. 대통령의 ‘입’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국정철학과 의식까지 함께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집과 건물에 한이 맺혀 있었더라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렇게 욕심 부려선 안 된다. 대통령의 국정논리와 부동산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참모의 모습을 국민이 무엇이라고 판단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자진 사퇴의 타이밍도 놓쳤다. 공직자 재산 공개 전에 이런 내용을 알았다면 적어도 주변 참모들과 논의하여 대변인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줬어야 했다. 부동산투자 수익도 꾀하고 공직도 유지하는 양손의 떡을 노릴 정도로 사안을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이미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해명 역시 국민의 눈에는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라니’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기자에서 바로 청와대로 가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밀려서 쫓겨나게 되면 본인만 상처를 입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도 타격을 받게 된다.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와 다투는 곳이 아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 터무니없는 소문이나 일방적 주장을 기사화하는 데 대한 반론이나 해명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떠나는 소회를 밝히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만 이것 또한 문제를 키웠다.

세 번째 사안의 심각성을 모르는 대변인의 말은 또 다른 자충수가 된다. 김 전 대변인은 “여러분의 보도를 보니 25억 원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한턱) 쏘겠다”고 했다. 물론 농담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기자출신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사적으로 친했으니 이런 정도의 표현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야당의 조롱과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으며 떠나는 불명예스런 자리에서 농담을 하는 것은 여유도 배짱도 아니다. 농으로 비친 이런 행태는 국민의 분노로 이어지는 법이다. 청와대 전 비서관실에는 문 대통령이 선물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춘풍추상’ 글귀가 담긴 액자가 있다고 한다. 청와대 춘풍추상의 전제 조건은 겸손한 소통, 국민 최우선이다.

청와대 대변인의 요란한 사퇴는 당장 문 정부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숙제를 던졌다. 춘풍추상의 본질은 스스로에게 먼저 엄격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우리 편만 내미는 식으로 하자투성이 인물을 천거하고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식으로 견강부회하는 것은 그 의미를 곡해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이 아직 산적하다. 국정농단 주범들에 대한 법적 정리 작업도 마무리 되지 않았고, 정의와 진실을 짓밟았던 과거의 국가적 폭력에 대한 진상조사는 이제 겨우 시작단계다. 여론이 돌아서면 국정 동력도 상실하는 법이다. 청와대 참모들부터 초심을 되돌아보고 심기일전, 춘풍추상해주기 바란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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