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지상파 중간광고, PCM 확대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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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우새' 유사 중간광고 추가...광고 매출 하락· '방통위 의결 지연' 영향 미친 듯

▲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SBS가 유사 중간광고인 PCM을 확대해 오는 7일 방송하는 <미운 우리 새끼>를 3부로 나눠 내보낼 예정이다. 지상파의 광고 매출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광고 도입도 지지부진하자 '편법 중간광고'라는 비판 여론에도 PCM 확대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SBS는 오는 7일부터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를 기존 2부에서 3부로 편성해 방송한다. 120분짜리 프로그램을 60분씩 1, 2부로 나누어 방송하던 것에서 40분씩 1, 2, 3부로 쪼개 방송한다는 방침이다. 

각 부 사이에 방송되는 PCM도 기존 1개에서 2개로 확대된다. 2015년 광고 총량제가 도입되며 생겨난 PCM은 중간광고와 유사한 효과를 갖고 있지만, 법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만큼 각 방송사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광고판매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중간광고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방통위는 석달째 '방송법 시행령' 의결을 미루고 있다.

당초 지난 2월 20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시행령'이 의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전날 회의가 취소된 뒤 지금까지 기약 없이 안건 상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지난 3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도 '방송법 시행령'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신문업계의 반발에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데다 청와대도 지상파 방송사의 자구 방안 등이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인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달 내 '방송법 시행령' 의결이 불발되면 연내 도입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대통령령은 방통위가 의결한 뒤에도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시행까지 약 2~3개월이 더 소요된다. 

 4·3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2기 내각 인사 등에서 드러난 국정 운영 난맥상이 투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청와대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에 드라이브 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엔 6월 임시 국회부터 10월 국정감사, 그리고 총선 국면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사실상 4월 안에 중간광고 도입 여부가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번 달 안에 안건 상정이 무산된다면, 중간광고 도입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지상파 광고 매출은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상파 1분기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25%가량 줄어 '역대 최악'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SBS는 <미우새> 쪼개기 편성과 관련해 "변화된 시청 형태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광고 매출 하락과 중간광고 무산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SBS가 먼저 PCM 확대를 시행하면서 KBS와 MBC의 대응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7년 4월 SBS와 MBC가 주요 예능 프로그램과 주중 드라마에 PCM을 삽입한 이후 KBS도 5월부터 일부 프로그램에 PCM을 도입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향후 여론의 추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에 PCM이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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