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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DJ 최화정의 수상 소감

PD대상 라디오진행자상 받고 "'최파타' 애청자들 덕분"...진솔한 소감에 부끄러움 느낀 이유 김훈종 SBS PDl승인2019.04.04 15: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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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열린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최화정 DJ가 라디오진행자상을 받고 수상 수감을 말하고 있다. ⓒ김성헌

[PD저널=김훈종 SBS PD(<최화정의 파워타임>연출)] 미스코리아. 지금이야 이효리의 노래가 먼저 떠오를 테지만,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자들이 사자머리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위용을 뽐내던 시절이 있었다. 장윤정, 김성령, 고현정, 오현경. 자고 일어나면 스타가 되었던 그 시절 미스코리아들이다.

어린 마음에 텔레비전으로 미스코리아 생중계를 보다가 결심했다. ‘나도 커서 미용실 원장이 되어야지!' 미스코리아! 그것도 무려 ‘진’으로 뽑힌 세상 예쁜 누나들이 눈물 흘리며 한결같이 찾는 사람이 바로 ‘미용실 원장님’이었기 때문이다.

본디 연설이란 게 떨리기 마련인데, 하물며 수상 소감은 오죽하랴! 유명한 황정민의 ‘밥상 소감’에서 방탄소년단 RM의 유엔 연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수상 소감은 유쾌한 떨림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천하의 최화정 DJ가 그럴 줄은 몰랐다.

그녀는 1979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수 십 편의 드라마, 광고, 연극을 섭렵해왔다. 정오의 라디오를 진행한 지는 어언 30년이 다 되간다. 가끔 우리 라디오 스태프가 ‘옛날 사람’이라고 놀리면, 화정 누나는 이렇게 답하곤 한다. “야! 나 원효대교 통행료 내던 시절부터 방송국 다니던 사람이야! 겸상해주니까 아주 기어올라!”

아! 원효대교에 통행료를 내던 시절부터 방송을 시작한 천하의 베테랑 DJ가 한국PD대상 라디오 진행자상을 받고 ‘바르르’ 떨며 ‘<최화정의 파워타임>(최파타) 애청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할 줄은 미처 몰랐다. 고백컨대,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뭉클해졌다. 원래 현란한 수사보다는 진솔한 멘트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니까.

“지난 30년 세월 동안 매일 12시, 기분 좋은 설렘을 안고 마이크 앞에 앉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애청자 여러분 덕입니다.” 최화정 DJ에게 ‘미용실 원장님’은 ‘최파타’ 애청자들뿐이다.

제74회 <골든 글로브>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이 남긴 수상 소감에는 감사의 마음으로 그득하다. “어느 날 촬영장에서 제가 불평을 늘어놨죠. 저녁 식사를 거르고 촬영을 했었나, 촬영 시간이 늘어졌었나, 뭐 그런 것 때문이었죠. 그 때 토미 리 존스가 제게 말해줬습니다. 배우로 사는 것 자체가 엄청난 특권 아니냐고요. 네, 맞습니다. 우리는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펼치는 것에 대한 책임과 그것이 특권이란 생각을 늘 서로에게 일깨워줘야 합니다.”

얼핏 심심하고 너무 정답 같기만 했던 최화정 DJ의 수상 소감이 나를 일깨웠다. 매일 정오에 그날의 날씨에 기가 막힐 정도로 맞아떨어지는 곡을 골라내는 일이, 특권이란 걸 깨달았다. 매일 같이 점심도 거르고 생방송을 해야 하는 처지를 불평했던 내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오늘도 ‘최파타’를 애청하는 전국의 ‘미용실 원장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선곡해야겠다. 

▲ 지난 1일 열린 한국PD대상 시싱식에서 라디오진행자상을 받은 최화정 DJ가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김훈종 PD

김훈종 SBS PD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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