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산불 재난방송 "매뉴얼대로"...안팎 "늑장 대응"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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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산불 재난방송 "매뉴얼대로"...안팎 "늑장 대응" 비판
"피해 규모 ·확산 속도에 따라 단계별로 확대"...노조,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 요구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4.05 1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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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KBS가 지난 4일 강원도 산불 관련 특보에 대해 "재난방송 매뉴얼 비상방송 지침에 따라 재난방송을 확대 실시했다"며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하게 방송하고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도전문채널인 YTN이나 연합뉴스TV가 오후 10시대에 특보를 시작한 것에 비해,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가 정규방송을 일부 방송하다 오후 11시 넘어 뒤늦게 특보 체제로 전환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내부에서도 늑장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KBS는 5일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재난방송 매뉴얼 비상방송 지침에 따라 특보 체제를 갖춰 피해 내용과 규모‧확산 속도 등에 따라 단계별로 재난방송 수준을 조정‧확대해 나갔다"고 밝혔다.

KBS춘천방송총국과 강릉방송국을 통해 4일 오후 8시 53분부터 재난 자막 스크롤로 산불 피해 상황을 전했고, <뉴스9>에서도 세 차례 현장 연결을 통해 산불 피해와 소방당국의 대응 등을 보도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날 오후 10시 53분부터 11시 5분까지 특보를 내보낸 뒤 11시 5분부터 정규 방송인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한 것을 두고는 "<오늘밤 김제동> 생방송 중간에 보도본부를 연결해 속보와 특보를 이어갈 수 있어 방송을 개시했다"며 "오프닝에서부터 산불 소식을 전하면서 방송을 시작했고 이후 시스템과 스태프가 연결에 대비한 상황이었지만, 방송 중 현장 상황이 계속 악화됨에 따라 급히 방송을 중단하고 특보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KBS는 단계별로 재난방송 수준을 확대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대응 속도와 여론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4일 오후 9시 44분 대응 수준을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높였고, 산림청도 오후 10시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KBS의 재난방송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은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는 5일 성명을 내고 "초대형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며 국민의 생명이 백척간두에 놓여 있을 때 KBS는 정규편성 프로그램을 끊고 곧바로 특보체제로 전환하지 못했다"며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번진 불길에 해당 지역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신속한 정보에 목말랐지만, 그 긴박한 순간에 KBS에선 하루 전 끝난 보궐선거 분석을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을 통한 신속한 위기 전파와 안내가 절박한 순간이었다"며 "뉴스전문 채널들은 몇 시간 전부터 긴박하게 현지 상황을 중계하고 있었고, 다른 지상파 방송도 먼저 정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특보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KBS의 이 같은 대응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안일했다"고 꼬집었다. KBS본부는 이번 강원도 산불 특보와 관련해 사측에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상태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KBS를 비롯한 방송사의 재난방송을 지적하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인터넷, 유선 전화 및 재난 문자 등을 통해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 또는 사회적 약자들은 각 세대마다 보급률이 높은 TV 방송을 통해 내용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적 재난 발생 시, 각 방송사에서는 진행 중인 방송을 모두 중단하고, 해당 재난에 대한 속보 방송을 편성하길 요청한다"고 적었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5일 오후 7시)까지 2879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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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9-04-08 11:29:06
요즘 KBS 안보니까 괜찮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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