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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도적인 실언

재난까지 정쟁 도구로 쓰는 무리수에 “MBC 정부 여당 손아귀” 근거 없는 비방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9.04.08 1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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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원도 산불은 즉각 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심각했다. 국가적 재난 속에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으기는커녕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정부와 MBC를 동시에 공격하는 무리수를 던졌다.

정치인들의 정쟁이야 늘 있는 것이고 그것을 굳이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그러나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4일 자신의 SNS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 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고 썼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지웠다. 다시 5일 오전 "대형 산불 발생 네 시간 후에야 총력대응 긴급 지시한 문 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는 글을 공유해 게시했다.

산불 같은 자연재해조차 정부공격용으로 이용하는 한국당이 민생의 아픔은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산불 진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현직 대통령을 향해 ‘북과 협의하라’고 했다는 이유로 ‘빨갱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자유한국당이 문 대통령을 향해 틈만 나면 ‘빨갱이’로 부르는 것은 단순히 실언 수준이 아니다. 근거 없이 현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동시에 비난하고 한국당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주장처럼 대통령이 빨갱이라면 그를 선택한 국민 대다수는 빨갱이 지지 혹은 동조자로 국가보안법 처벌 대상이 된다. 이념 분쟁이 여전한 분단국가에서 ‘빨갱이’란 무시무시한 용어는 사회적 매장을 의미한다. KBS 기자 출신인 현역 국회의원의 금도를 넘은 언어 테러는 대통령을 향했지만 동시에 그를 선택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 지난 4일 YTN <노종면의 더뉴스>에 출연한 정태옥 의원이 'MBC가 현재 정부·여당의 사실상 관리 손아귀에 있다'고 발언했다가 구설수에 휘말렸다. YTN 뉴스 화면 갈무리.

국민을 우습게 알면서도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이 한국당에는 제법 많다. ‘이부망천’ 실언으로 한국당을 탈당했던 정태옥 국회의원이 슬며시 복당하더니 또 한 건 터뜨렸다. 최근 YTN <노종면의 더뉴스>에 출연한 정 의원은 “현재 정부·여당의 사실상 관리 손아귀에 있는 MBC가 김원봉 선생에 대한 드라마 20부작을 엄청난 돈을 들여 제작하고 있다. 아주 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 노종면 앵커가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MBC가 정부 손아귀에 있다고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그런 게 아니고…. 그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실언에 사과했다. 이어 노 앵커가 “저한테 죄송할 일은 아니다”라고 하자 정 의원은 “죄송하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제가 분명히 사과를 드리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가 정확하게 누구를 향해 무얼 사과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두 가지 주장을 했다. MBC가 정부 여당 관리 손아귀에 있다는 것과 드라마 20부작 제작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의 근거는 제시해야 한다. MBC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을 훼손하는 발언도 문제지만 정부 여당이 MBC를 관리한다면 이는 방송법 위반이고 묵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뱉어놓고 문제가 있을 법하니 사과하는 식은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하는 전형적인 발언이다. 대통령을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고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비결은 ‘빨갱이’란 단어로 국민 편 가르기, 지역 편가르기 전략을 펼 때나 가능한 법이다.

광주시민을 모욕한 ‘5‧18 망언’으로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국민 분열을 가져온 한국당. 그 징계는 차일피일 미루며 국민의 망각에 기대는 무책임한 모습은 제1야당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틈만 나면 상대를 ‘빨갱이’로 공격하는 정치인들의 입이 세탁되지 않는 것은 현실적 손해보다 정치적 반사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은 아닐까. 국민통합보다 분열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손쉽게 표를 가져오는 방식이 통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장악으로 무너진 신뢰를 MBC 구성원이 회복하려고 하는 노력에 찬물을 뿌리는 정 의원은 이미 부천, 인천시민들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준 논란의 정치인이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 대해 방송 출연 제한을 둔다면, 국민을 모독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

YTN의 책임도 되돌아봐야 한다. 앵커가 확인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대충 사과하는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MBC에 출연해서 ‘YTN이 정부에 장악됐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면 그렇게 확인만 할 것인가. 더구나 MBC도 YTN도 자유한국당 세력들에 의해 낙하산 사장과 파업, 해고 등의 시대적 아픔을 겪어온 당사자들 아닌가. 가해자들의 망언에 피해자들이 두 번 세 번 상처받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단순 실수로 보기 힘들다. 대통령도 MBC도, 그 누구도 부당하게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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