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불법 영업' 눈감고 5G폰 홍보 나선 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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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5G 시대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 강조...언론, '커버리지·통신료 문제 뒷전' '가입자·지원금'에 초점

▲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SK텔레콤 강남직영점에서 갤럭시 S10 5G를 개통하기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통신사 간의 주도권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협소한 커버리지와 통신료 부담 해결 등이 5G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경제지를 중심으로 장밋빛 전망만 담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5G 세계 최초 상용화 기념식에 참석해 “넓고, 체증 없는 ‘통신 고속도로’가 바로 5G”라고 설명하면서 “5G 시대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통신 3사 대표들과 만나 “5G 망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주무부처 장관이 5G 상용화와 관련해 디지털 격차 해소와 망 구축을 우선 과제로 지목한 것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알린 지난 4일부터 5G 스마트폰 개통 소식을 전하는 보도를 보면 언론, 특히 경제지들은 5G 앞에 놓인 현실적인 과제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단통법 위반을 감수하고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상향 조종하고 있는데도 가입자 수나 저렴한 단말기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경제>는 8일 “아직 망 구축이 온전하지 않은 탓에 5G 접속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규 가입이 급증하면서 이통 시장의 지각 변동 가능성까지 높아졌다”며  이통 시장의 재편을 다루면서 지원금으로 가격이 내려간 5G 스마트폰에 주목했다. 

<서울경제>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들뜬 분위기에다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보다 오히려 더 저렴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도 몰리는 상황”이라며 “처음부터 5G폰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많고 상담을 받다가 갤럭시 S10 5G의 가격이 생각보다 훨씬 낮아 곧바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는 휴대폰 매장 관계자의 발언을 덧붙였다.

▲ <서울경제> 8일자 2면 기사.

<머니투데이>도 이날 <갤 S10 5G’ 첫주 10만명 돌풍> 기사에서 가입자 수를 부각하면서 바람몰이에 나섰다. <머니투데이>는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가 순항하고 있다”며 통신사 관계자의 주장을 인용해 “최소 8만명에서 최대 10만명가량의 가입자가 5G 서비스 상용화 첫주말 5G 스마트폰을 개통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적었다.

<매일경제>도 이날 기자가 5G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는 기사를 게재하면서 빠른 5G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매일경제>는 ‘광화문서 잘 터지던 5G, 신촌만 가도 오락가락’에서 “광화문을 벗어나 신촌으로 이동하자 아쉽게도 휴대폰 상단에 있는 5G가 4G LTE로 바뀌었다”고 전하면서 “고화질 사진 대량 전송, 고화질 영상통화 등 기존에는 속도가 받쳐주지 않아 오래 기다려야 했던 일들도 5G 통신으로는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체험평을 내놨다.

<매일경제>는 커버리지 문제와 관련해선 “이통 3사가 5G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커버리지를 넓히고 있는 만큼 5G 통신 품질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는 수도권, 그것도 시내 일부 지역에서 5G가 원활히 지원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경제지에서 두드러지는 이런 보도는 이용자 편익보다는 통신사의 이해를 먼저 고려한 것이다. '5G 상용화' 소식을 다루면서 이용자의 불편과 불만에 주목한 보도도 일부 나오고 있다.

SBS <8뉴스>는 지난 7일 ‘가입자 몰리는 5G, 진짜 20배 빠를까? 직접 써봤더니’에서 “목동 사옥에서는 1.8GB 게임을 다운로드받는데 17분이 걸렸다”며 “통신사들은 기지국 설치가 아직 진행 중이고 통신망 안정 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지만 사전 준비 부족에 대한 불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8일자 사설에서 “지금 벌어지는 이통사 간 가입자 끌어오기가 질적·생산적 경쟁인지 돌아볼 일”이라며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서비스 가능 지역이 어디인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있다. 5G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의 디딤돌이라는 기대를 접게 하는 모습이라는 지적을 통신사들은 귀담아듣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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