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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방송인 하일 '아웃팅' 보도 논란

마약 투약 혐의와 무관한 사생활 들춰...취재기자 "의도와 다르게 기사 확산...편집국 대응 논의 중" 이미나 기자l승인2019.04.10 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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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민영 뉴스통신사인 <뉴시스>가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의 마약 투약 사건을 전하면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까지 보도해 비판을 부르고 있다. 혐의 내용과 연관성이 없고, 경찰도 사실 확인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를 전했는데도 무리하게 보도를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뉴시스>는 9일 오후 하 씨가 지난해 3월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았고, 같은 혐의로 구속된 남성 마약사범 A씨가 "하 씨와 연인관계로 함께 마약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A씨 주장을 인용해 사건과 관련이 없는 하 씨의 사생활까지 들춘 보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민영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활동가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성소수자 혐오에서 안전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이 같은 보도는 혐오와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보도 준칙'를 어긴 보도이기도 하다. 2011년 처음 제정된 준칙은 제8장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통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경우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고 권고하고 있다. 

경찰도 <뉴시스> 취재기자에게 '사생활 침해' 우려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관계자는 <PD저널>과의 통화에서 "<뉴시스> 기자가 어디에서 (관련 정보를) 들었는지 사실이 맞느냐고 물었다"며 "'개인 사생활 문제라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보도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뉴시스>는 제목과 내용 일부를 수정했으나, <뉴시스>로부터 기사를 전재하고 있는 <동아일보>나 <문화일보> 등에는 수정 전 기사의 내용이 그대로 남았다.

<뉴시스> 보도를 받아쓴 다른 매체를 통해 사생활 침해 보도는 확산됐다. 10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 <한국경제> <스포츠동아> <아시아경제> 등 40여개의 매체가 <뉴시스> 보도 내용을 인용해 기사를 작성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성소수자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이와 같은 보도들은 '성소수자는 마약을 한다'는 잘못된 프레임을 확대할 위험이 있다"며 "선정적 보도일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가 무조건 위법을 저지를 것처럼 낙인을 찍는 부정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활동가 역시 "보도를 보면 '부끄러운 민낯' 등의 용어가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는데, 자칫하면 특정 성적 지향이 부도덕한 것으로 해석될 우려도 존재한다"며 "언론은 기본 인권을 필수적으로 보호해야 하며 혐오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는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조성필 <뉴시스> 기자는 10일 통화에서 "하일 씨 개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려던 것이 아니라 몰몬교의 윤리지침을 어겼다는 부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데스킹 과정에 반영되지 않고 기사가 출고됐다"고 설명했다.

조 기자는 "뒤늦게 표현을 수정했지만, 의도와 다르게 기사가 확산됐다. 지금은 편집국에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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