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부사장·부서장 인사로 노사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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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노조 "적폐 중용, 막장인사" 인사 철회 요구...김명중 사장, '박근혜 홍보 동영상 감사 실시'

▲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10일 김명중 신임 사장의 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EBS지부

[PD저널=이미나 기자] 김명중 EBS 사장이 취임 한달 여 만에 단행한 인사로 EBS 노사 갈등이 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이하 EBS지부)는 '적폐 인사'가 중용됐다며 김명중 사장에게 인사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도 책임을 따져 물었다. 

EBS지부는 10일 경기도 과천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정과 결과 모두 정의롭지 못한 이번 인사에 결코 동의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며 "부사장, 부서장 인사를 모두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BS지부는 이번 인사가 부적격 인사들로 채워졌으며, 단체협약에 명시된 노조 의견 청취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EBS지부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홍보 영상의 제작부서 책임자, 새마을운동 홍보 프로그램 발의자, 비정규직 직원 성추행으로 직능단체에서 제명된 자 등 방송 공정성을 훼손하고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저지른 자들이 대거 등용되었다"며 "교육공영방송의 인사라고는 믿기지 않는 막장인사이며, 노조의 의견은 전혀 들을 의사가 없는 졸속 날치기 인사"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5일 임명된 박치형 부사장은 2013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김진혁 전 EBS PD가 해당 프로그램과 무관한 부서로 인사 조치됐을 당시 방송제작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내부 반발이 커지자 EBS는 파견 형식으로 김 PD를 복귀시켰다가 이를 취소했고, 결국 반민특위 다큐멘터리는 제작이 중단됐다. 그해 김진혁 PD는 사표를 내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박치형 부사장의 임명을 두고 김진혁 전 EBS PD는 9일 자신의 SNS에 "인사가 철회되든지, 최소한 당시 반민특위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에 대해 이제라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고 나서 구성원들의 판단을 구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며 "동시에 신임 사장님의 현명한 판단도 촉구한다"는 의견을 적었다. 

또 "(제작중단) 이후 개인적인 사과를 받기도 했고, 당시 제작 중단은 정권에 호감을 얻으려는 신용섭 당시 사장의 의지가 핵심이었다고 판단해 그 분에게 더 이상 개인적 감정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도 "내 개인적 감정과 별도로 반민특위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과 관련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더구나 새로운 정권에서 부사장에 임명되는 건 다른 문제"라고 했다.

EBS지부는 이번 인사의 근본적인 책임이 EB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김명중 사장을 임명한 방통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앞으로 3년간 EBS를 잘 이끌어 달라는 의미로 노사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김명중 사장은 그마저 걷어차고 부역 인사들을 임명했다"며 "사장을 임명한 방통위도 이번 인사를 들여다보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종풍 EBS지부장도 "방통위의 '깜깜이 인사'가 이렇게 EBS를 병들게 했다"며 "이효성 위원장은 함량미달 김명중 사장을 당장 회수하고, EBS 사장과 감사 선임은 공영방송 KBS에서 시행하는 방식으로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중 사장은 취임식 당일 EBS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장 중간평가제,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구성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관련 기사: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요구에 즉답 피한 EBS 사장)

김명중 사장이 이번 인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노사 관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이뤄진 면담에서 김명중 사장은 노측의 요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풍 지부장은 10일 오후 <PD저널>과의 통화에서 "(김명중 사장이) '박근혜 홍보 동영상'과 관련해선 감사를 통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별 다른 인식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구체적인 후속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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