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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만에 보낸 초대장

MBC '백년 만의 귀향, 집으로', 독립운동가 후손들 찾아 독립운동 의미 짚어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9.04.19 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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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1일까지 4부작으로 방송되는 MBC <백년 만의 귀향, 집으로> 하이라이트 영상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방송사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3‧1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4월 11일 즈음 집중적으로 특집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독립운동을 재조명했다.

KBS는 지난 4일 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 <시민의 탄생>을 통해 전 세계 시민 혁명과 독립운동을 훑어본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시선으로 항일운동을 바라본 <독립투사 연미당-조국으로 가는 길>을 내보냈다.

MBC는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초부터 방송되고 있는 <1919-2019, 기억록>을 통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4부작 특집 프로그램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는 조국의 독립 아래 잊힌 이들을 다시금 찾아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는 독립운동가와 후손을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한국으로 귀향 초대장을 전달하는 여정을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배우 손현주‧홍수현, 역사강사 최태성 총 13명이 사절단을 자처해 러시아, 프랑스, 미국 하와이로 향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독립운동사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조국을 위해 헌신했지만, 끝내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을 만날 수 있다. 유적지와 기념비를 둘러보는 것 이상으로 살아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서 역사의 한 귀퉁이를 마주하게 된다. 배우 손현주가 "가볍게 갔지만 무겁게 돌아왔다"라고 밝힌 것처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이 타국에서 벌인 독립운동이 어떤 의미였는지 환기한다.

▲ 오는 21일 방송 예정인 MBC <백년 만의 귀향, 집으로>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편 예고 갈무리.

1부 '100년 전 우리의 이야기'와 2부 '잊혀진 땅, 잊혀진 이름'에서는 러시아와 유럽에서의 항일 투쟁의 역사를 담아낸다. 사절단은 유럽 각국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찾아간다.

언어도,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서로 낯설지 않은 만남이다. 일제의 침탈을 유럽에 알리는 역할을 했던 서영해의 손녀 수지 윙은 독립운동을 벌였다는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게 힘들었다고 회고한다. 2013년 한국 국립중앙도서관에 관련 서적이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한국 역사를 공부하며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갔다.

프랑스에서 독립운동을 벌인 홍재하의 아들 장 자크 홍 후안도 "아버지는 해방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가난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한다. 3부 '고향의 봄을 꿈꾸며'에서는 강명화의 손녀 수잔 강을 만나 하와이 내 한인사회의 독립운동을 이끈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렇듯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후손들은 독립운동을 벌인 그들의 가족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해 내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돈을 벌면 꼭 아버지랑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장 자크 홍 후안), "(신문 발행을 두고)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당시엔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 잘 몰랐다"(수잔 강)는 말들이 가감 없이 쏟아져 나온다.

<백 년 만의 귀향, 집으로>는 단순히 임정 100주년을 선언하는 특집이 아니라 잊힌 이들에게 마이크를 내어 주었다. 후손들이 전하는 말들은 '개인적 회고'처럼 들리지만, 독립운동의 결실을 누리고 있는 후대로서는 함께 곱씹어봐야 할 '사회적 기억'이다. 그리고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이 과정을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전하려는 제작진의 노력도 엿보인다. <선을 넘는 녀석들>과 올 초 상하이 임시정부 탄생 루트를 따라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되짚은 <MBC 스페셜-독립원정대의 하루, 살이>처럼 이번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정보(역사)와 예능을 적절하게 버무린 동시에 독립운동의 숨은 이야깃거리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아직 사절단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에게 전해야 할 귀향 초대장이 남아있다. 오는 21일 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시작된 상하이에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만나는 마지막 방송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가 방영된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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