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넷플릭스 올라타는 지상파, 신작 공급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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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넷플릭스 올라타는 지상파, 신작 공급 추진
'배가본드' '봄밤' 등 각 사별 2편 이내 공급하기로...이중적 행보에 "토종OTT 육성 의지 있나" 지적도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4.19 10: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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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넷플릭스에 대항해 '토종 OTT'를 추진 중인 지상파 3사가 올해부터 두 편 이내의 신작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상파는 그동안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를 견제해 왔지만, 경쟁력 있는 작품 선점과 제작비 확보를 위해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푹'과 '옥수수'의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인 지상파 3사는 이달 초 SK텔레콤과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각 사별로 1년에 두 작품씩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통합법인 출범을 논의할 당시부터 거론해 온 '넷플릭스 쿼터제'를 본계약에서 최종 확정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에 미디어 생태계 훼손을 이유로 우려를 표해 온 지상파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입장을 선회한 셈이 됐다.

지금까지 지상파는 넷플릭스에 방송된 지 오래된 구작만 공급해 왔다. 지난해 SBS가 6부작 드라마 <사의 찬미>를 넷플릭스에 공급하면서 신사협정 파기 논란도 일었다. (▷관련 기사: '제작비 때문에' 넷플릭스에 손 벌리는 지상파)

넷플릭스에 공급할 신작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SBS는 200억 원 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첩보물 <배가본드>를 오는 9월 넷플릭스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배가본드>의 제작사인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는 할리우드의 대표 스튜디오인 소니 픽처스 텔레비전과 협약을 맺고 한미 동시 배급을 추진해 왔으나 최종 불발됐다. 결국 투입된 제작비를 충당할 '플랜 B'로 넷플릭스 배급을 결정한 셈이다.

MBC에서는 오는 5월 방송되는 안판석 PD의 신작 <봄밤>이 거론된다. 2013년 CJ ENM에 인수된 <봄밤> 제작사 JS픽쳐스는 MBC와 편성을 논의하는 단계에서부터 넷플릭스 공급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하반기에 선보이는 대작 가운데 한 작품을 넷플릭스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S 한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라인업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고려 중인 작품들이 완성도 면에서 좀 더 고민할 부분이 있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대작인 만큼 임팩트가 있는 작품을 (공급)하는 게 목표인데, 작품의 사이즈가 큰 만큼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체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경쟁 구도를 이어가면서도 우선 흥행 가능성이 높은 외주제작 드라마는 '넷플릭스 공급'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CJ ENM·JTBC 드라마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좋은 기획안은 스튜디오드래곤, JTBC, 지상파 순으로 간다'는 말은 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일부 유통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이 있다면 제작사와 협의해 '와일드카드'처럼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일단 좋은 작품들을 편성해 스테이션(방송사)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지상파는 장기적으로 자체제작하는 대규모 드라마도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2018년 SBS가 넷플릭스에 공급한 단막극<사의 찬미> 화면 갈무리.

지상파가 SK텔레콤과 '토종OTT'를 띄우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중적인 행보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통합법인 측 관계자는 "콘텐츠 유통 방식에는 변수가 워낙 다양해 섣불리 효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무조건적인 쇄국정책을 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국내와 아시아를 기반으로 견고한 진지를 구축하면서 필요할 경우 다른 플랫폼을 활용하면 글로벌 시장 진출과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푹'과 '옥수수'를 합병해 국내와 아시아 시장을 주축으로 방어전선을 형성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진출이 어려웠던 북미나 유럽 시장 등은 넷플릭스를 등에 업고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7월 출범을 목표로 한 통합법인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통합법인에 일단 900억 원을 유상증자하고, 향후 전환사채 방식으로 2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지상파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박상주 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는 "지상파에서 (드라마) 두 편을 내어 준다고 해서 넷플릭스에 주도권이 100%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소화할 수 있는 콘텐츠보다는 소화할 수 없는 콘텐츠가 더 많을 테니 지상파가 자체 플랫폼을 키우는 일은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토종 플랫폼을 만든다고 한 이상 조금 더 버티면서 자체 플랫폼을 강하게 키우려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지상파가) 벌써부터 토종 플랫폼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공적인 책임과 사회적 역할이 큰 지상파가 장기적인 매체 전략 없이 산업 논리를 뒤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는 "그동안 지상파의 플랫폼 전략은 시민과 만나는 접점으로서의 플랫폼이 아니라 수익 창출을 위한 채널로서의 플랫폼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상파가 넷플릭스에 신작 드라마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지상파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면서도 "이미 플랫폼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애초에 위기감을 감지하지 못하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지상파의 실책이다. 각 사의 입장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지상파 3사의 연합이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지도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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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md1440 2019-04-21 16:56:23
( 이슬람의 진실을 밝히는 증거 )

https://k1438.blogspot.kr/2016/12/blog-po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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