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통합뉴스룸 국장 "산불 보도 부족했다" 자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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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사내에 사퇴 의사 밝혀..."이번 일로 재난보도 시스템 개선됐으면"

▲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지난 강원도 산불 재난방송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했다.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1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오늘부로 국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2주 전 우리의 산불 재난 보도에 대한 안팎의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당시 최선을 다한다고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전적으로 특보의 시기와 내용, 형식을 총괄했던 저의 책임이다. 산불 현장과 보도국에서 밤새 악전고투했던 기자들의 노력이 폄훼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태선 국장은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인사권자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사태 수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업무를 계속해 왔지만, 이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만큼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히고 물러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이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우리의 재난보도 시스템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는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았다. 이미 소방당국의 대응 수준이 최고로 격상된 뒤에도 정규방송 <오늘밤 김제동>을 내보냈다가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또 수어통역을 다음날 오전이 되어서야 제공하고, 특보의 내용도 대피 요령이나 관련 정보보다는 현장 중계에 치중해 내용 면에서도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누구나 재난방송을 통해 행동요령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재난방송 매뉴얼을 비롯해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관련 기사: 文 대통령까지 지적한 '재난방송 시스템' 손본다)

높은 비판 여론에 KBS도 TF팀을 꾸려 재난방송 개선 작업에 나섰다. 총 4개 분과로 나뉘는 TF팀에서는 재난방송 매뉴얼 보완을 비롯해 모의 훈련 강화, 장비·인력 강화 등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선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KBS 이사회에 출석한 정필모 부사장은 "다양한 재난의 형태나 미디어 환경, 국민들의 재난 체감도를 반영해 재난방송 시스템을 보완·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차적으로 오는 26일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고, 중장기 계획도 차례로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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