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개편 한 달, "시청률 소폭 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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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사건·사고 비중 높고...심층성 강화 노력 보이지 않아" 평가

▲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MBC가 <뉴스데스크> 편성 시간을 30분 앞당기고 방송 시간을 30분 늘린 이른바 ‘와이드 뉴스’ 형식을 채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MBC 내부에서는 ‘버닝썬 게이트’ 등을 집중 보도하며 이슈를 선점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뉴스 와이드화를 택하며 내세웠던 실험정신은 퇴색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뉴스데스크> 개편 성과에 대해 “기대했던 것의 70% 이상은 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25일 노보에서 <뉴스데스크> 개편 한 달을 진단했다.

민실위는 “답보 상태였던 시청률도 다소나마 올랐고, 특정 사안에 대해 발 빠르게 움직여 대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며 “성패를 말하기엔 이르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개악된 측면보다는 개선된 측면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BC가 <뉴스데스크> 와이드화 계획을 밝히며 천명했던 ‘뉴스 심층성 강화’를 위한 노력은 돋보이지 않아, 여전히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는 “출범 첫날 와이드뉴스가 추구할 모델을 보여줬지만 이 같은 형식적 실험은 얼마 가지 못했다. 기자가 출연하는 팩트체크 코너는 4회 만에 폐지됐고 기자들의 출연 빈도도 점차 줄고 있다”며 “결국 빈틈은 점차 리포트로 대체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내용 면에서도 사건·사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목을 끌기 쉬운 사건·사고 기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사안들도 생겨난다는 것이다.

민실위에 따르면 3월 18일부터 4월 14일까지 평일 <뉴스데스크>에서 마약 관련 보도에 꼭지수를 가장 많이 배분한 날은 총 7일이었다.

민실위는 “지난 10일 SBS와 JTBC가 이미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두 꼭지씩 다룬 날 <뉴스데스크>는 이 사안을 한 꼭지로 압축했다. 마약과 연예인 관련 꼭지를 비롯해 사건·사고 기사가 이날 전체 뉴스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사고 뉴스도 가치가 있다면 얼마든지 집중할 소재가 될 수 있으나, 그만큼 논쟁적이고 본질적인 사안들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의 방향이 자칫 ‘실리’와 ‘편의’로 흐른다면 우리가 그토록 갈구했던 공영방송의 가치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실위는 또 “와이드 뉴스의 기본 전제는 변화이며, 그 변화는 조금의 시행착오나 후퇴 없이 진일보만 거듭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며 “다만 어느새 하루하루 채우는 데 급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변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발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성제 보도국장도 노보를 통해 민실위 평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박성제 국장은 “사건·사고 기사들이 많아졌다기 보다는 기자들이 자신 있게 밀어붙이는 기사를 받아주는 것”이라며 “타사가 사건·사고를 어떻게 (보도)하는지 상대적으로 평가해 달라. 단독 영상이라고 기자들이 하겠다고 하는데 국장이나 편집부에서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초창기라서 시행착오가 있다”며 “기자들이 비판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달라. 대안을 주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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