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위험한 언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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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위험한 언론관
기자협회 ‘김성태 딸 KT 채용 비리 보도’ 시상 비판한 한국당, ‘비리 의원’ 단속이 먼저
  •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9.04.29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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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2월 2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약탈경제반대행동 이대순(오른쪽) 공동대표와 kt 새노조 오주현 위원장 등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자녀의 특혜 채용 관련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자유한국당이 한국기자협회를 저격하는 도발적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자협회도 즉각 사과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제1야당과 기자협회의 격돌은 흔한 장면이 아니고 상을 받는 기자를 향해 정당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자유한국당의 성명서 발표에서 비롯됐다. 자유한국당은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김성태 의원 딸의 KT 채용 비리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를 ‘이달의 기자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논평을 내고 반발한 것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초스피드 기자상, 저의가 궁금하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법원 판결은 고사하고 검찰 수사조차 채 끝나지 않은 사건 보도”라며 “이런 사안에 한국기자협회가 이렇게 서둘러 ‘이달의 기자상’을 수여한 경우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언론은 어떠한 경우에도 섣부른 넘겨짚기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미확인 보도에 스스로 엄격하게 경계해야 한다”며 “<한겨레>가 앞장서서 확인되지도 않은 의혹들로 전임 제1야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한국기자협회가 이를 상으로 후방지원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저널리즘은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기본 책무를 지닌다”며 도리어 사과를 요구했다. 부정취업 의혹 당사자의 반발이나 보도 비난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정당에서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부정 의혹 의원을 비호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더구나 수사과정에서 김 의원의 비리 의혹은 구체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KT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장 등 주요 간부를 구속시킨 데 이어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최근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KT 공개채용 과정에서 유력인사와 지인 자녀들에 대한 부정채용 여러 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KT 회장과 사장 등이 관심을 보인 지원자들을 ‘내부임원추천자’ ‘관심지원자’로 분류해 별도 명단으로 관리했다고 한다.

법적 판단이야 검찰과 법원의 소관사항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기자협회의 상은 부당하고 비리 의혹 국회의원 보도는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명서처럼 보도해서는 안 되는 일인가.

제1야당이 성명서를 통해 보여준 인식은 위험하다.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를 인정하지 않으며 비리 의원 감싸기로 보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의혹만으로도 보도할 수 있고 이는 언론의 자유에 속한다. 검찰의 수사로 비리가 확인되기 전에도 보도할 수 있어야 권력을 감시,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언론선진국이 공통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주요 역할의 하나다. 물론 오보로 판명날 경우에는 언론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 경우에도 언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공익성과 공공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판결을 내린다.

더구나 검찰의 수사로 의혹 보도가 사실로 인정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사자가 아닌 상을 준 한국기자협회를 상대로 비난 성명을 낸다는 것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민의의 대변자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다. 어느 유권자가 비리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을 감싸고 이를 보도한 기자, 상을 준 기자협회를 비난하라고 하던가. 유권자의 뜻에 반하는 성명서는 국회의원들이 특권의식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각종 권력형 비리 부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국회의원들이 취준생들을 두 번 울리고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일까. 국민을 향해 일단 거짓말부터 하는 공인들의 태도에 국민의 불신은 깊다.

기자들 내부의 격려용 상을 문제 삼는 공당의 성명서는 정작 내부 국회의원,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등의 비리와 불법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언론이 자유한국당의 성명서처럼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보도를 안하면 국회의원들은 더욱 마음 놓고 부정청탁, 불법취업 시도를 하지는 않을까.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국회의원은 민의의 대변자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성명서 발표는 자유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정치적 책임도 잊어서는 안 된다. 언론을 탓하고 언론상을 비난하기 전에 비리의원, 부정의원들에 대한 쇄신책 발표가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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