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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수사권 조정’ 반발…민심 못 읽는 검찰

‘부실수사‧봐주기 수사’ 반성 없어...고질적 사법비리 사과부터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9.05.06 12: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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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4일 해외 출장 도중 조기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총장은 지난 1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발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 논란은 검찰에 대한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적 실망은 언론사 사주일가 등이 연루된 ‘장자연 사건’ 등에서도 나타났다.

수사기관의 칼날은 어김없이 권력 앞에서 멈췄다. 범죄에 연루된 자기식구들 감싸기라는 비판이 검찰로 향했다. 수사개시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등 독점적 수사 권한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이번에 수사 권력 분산의 일환으로 수사권 조정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르자 문무일 검찰총장은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해외에서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정 중에 돌연 귀국할 정도로 분명한 의사를 내보였다. 검찰의 반발은 과연 정당한가.

문 총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회 논의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주의 원리’ ‘견제와 균형’ 논리를 내세우며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법안에 문 총장이 반대입장을 내놓자, 그동안 법안에 반발하던 자유한국당은 힘을 얻었다. 한국당의 입장도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검찰의 상급기관인 법무부는 또 다른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최근 "검찰의 수사권한은 견제와 균형의 논리에 맞도록 재조정돼야 한다"며 "검·경은 '조직 이기주의'라는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않으려면 구체적 현실 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겸손하고 진지하게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견제와 균형’ 논리를 내세운 검찰총장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역시 똑같은 ‘견제와 균형의 논리’를 내세워 정반대의 결론인 ‘수사권이 재조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대부분 언론이 검찰의 반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보다는 자업자득이라는 비판을 내놓는 현실을 검찰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조선일보>도 지난 3일자 사설에서 “검경 간 패싸움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이권(利權) 쟁탈전”이라며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안들은 검찰이 자초한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새 대통령 사냥개 노릇을 하고 그 대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독점적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사설을 통해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무소불위 권한과 조직을 가진 검찰의 권한을 줄이고 조직을 개혁하자는 것이다. 검찰은 다른 조직에는 과감하게 칼을 휘두르면서도 내부 비리나 왜곡 수사에는 눈을 감았다. 김학의 재수사조차 애초 검찰의 왜곡·부실수사에 대해선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눈에도 기득권 상실에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거창한 ‘민주주의 원리’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내세우기에는 그동안 검찰의 봐주기 수사, 부실수사의 사례가 너무 많고 그만큼 불신도 깊다. 오죽하면 ‘떡검’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을까.

경찰을 신뢰해서 수사권한을 조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버닝썬 사건’ 등 굵직한 사건마다 경찰이 범죄에 연루된 모습을 보면 이런 경찰에 과연 수사권한을 나눠주는 것이 또 다른 개악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검찰도 경찰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 차원에서 상호 권한을 분산, 상호감시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검찰은 반발하기 전에 국민을 향해 먼저 반성과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서다. 자기식구 챙기기와 권력 눈치보기 수사가 없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나. 공수처의 등장은 그동안 사실상 무풍지대에서 있던 검사와 판사들에 대한 전문 수사기관의 등장이란 점에서 검찰과 법원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전관예우’ ‘몰래변론’ 등 수십년 지속돼 온 고질적 사법비리가 법원과 검찰의 동조나 묵인, 협조 없이 가능했겠는가.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사법부 신뢰도 최하위권이란 사실에 대해 법조인들이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이번 기회에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 법안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검찰의 자숙과 겸손한 자세를 기대한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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