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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앞둔 ‘닥터 프리즈너’, 마지막 카드는

나이제-선민식 팽팽한 대결구도로 긴장감 고조...'나이제 성장' 의미 보여줘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9.05.15 10: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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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닥터 프리즈너> 방송화면 갈무리. ⓒKBS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닥터 프리즈너>는 그간 시청률에서나 화제성에서나 갈증을 느꼈던 KBS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최고 시청률 15%(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닥터 프리즈너>는 매회 나이제(남궁민)과 선민식(김병철)이 벌이는 치고받는 진흙탕 싸움으로 연일 화제에 올랐다.

KBS가 지난해 다양한 장르물 도전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던 걸 떠올리면 <닥터 프리즈너>가 거둔 성과는 더욱 값지다.

실제로 <닥터 프리즈너>는 ‘KBS 드라마가 맞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초반부터 놀라운 몰입감과 속도감을 선사했다. 그 힘은 주인공인 나이제에게서 나왔다. 그는 태강병원 응급의학센터 에이스였지만 태강그룹 2세와 대립하게 되면서 의료사고로 감옥에도 들어갔고, 그 사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불행까지 겪는다. 결국 그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의료과장 자리로 서서울교도소로 들어왔고, 여기서 선민식(김병철)과 대결을 벌인다.

나이제와 선민식의 엎치락뒤치락하는 핑퐁게임에 이재준(최원영) 태강그룹 총괄본부장이 가세하면서 이 게임은 더욱 복잡해진다. 나이제와 이재준의 대결이 본격화했지만,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며 판세를 바꾸는 선민식의 행보는 이 싸움을 어느 쪽이 이길지 가늠할 수 없는 복마전으로 만든다.

<닥터 프리즈너>는 박경수 작가가 썼던 SBS <펀치>의 구조를 가져와 병원과 감옥이라는 배경 속에 팽팽한 대결구도를 형성한다. 하지만 <펀치>가 검찰의 부패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면 <닥터 프리즈너>는 어쩐지 중반 이후를 넘어가면서 갈 길을 잃은 채 치고받는 게임의 묘미에만 빠져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판세가 계속 바뀌는 과정은 여전히 흥미롭지만,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극의 긴장감도 떨어지고 있다. 초반에 교도소 VIP들을 ‘형 집행 정지’로 만드는 내용으로 사회현실을 풍자하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니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애초 이 드라마가 치열한 대결구도를 통해 담으려 했던 메시지가 점점 흐려져 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닥터 프리즈너> 제작진은 당초 기획의도에서 “이 드라마는 ‘복수극’도 ‘메디컬 드라마’도 아니”라며 “나이제라는 의사가 ‘범털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형 집행정지를 이용해,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의료과장을 제거하고, 새로운 의료과장으로 등극한 후에 펼치는 성공드라마이자, 성장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기획의도를 살린다면 종영 2회를 앞둔 시점에선 어떤 성공이고 어떤 성장인가를 담아야 한다.

가진 자들은 죄를 짓고 감옥에 가도 형 집행 정지로 쉽게 풀려나와 버젓이 살아가고, 없는 자들은 죄 없이도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 형을 치르고 나오는 현실. 그 현실을 뒤집어 죄지은 가진 자들이 제대로 죗값을 치르게 하는 걸 그려내려 하고 있지만, 눈앞에서 쉴 새 없이 펼쳐지는 게임 같은 대결 속에서 그 목표는 자꾸만 흐려져간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열차는 쾌감을 주지만, 오래도록 그 위에 앉아 있으면 그 자극은 무뎌지고 심지어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되기 마련이다. <닥터 프리즈너>가 애초의 의도를 살려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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