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유료방송 규제개선안', 대책 없는 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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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유료방송 규제개선안', 대책 없는 규제 완화
"합산규제 재도입 신중해야" 의견 제출.."공익성·지역성 보장 방안 실효성 떨어져"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5.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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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1위 사업자의 유료방송 가입자가 전체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제도를 재도입하는 방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공정경쟁 확보를 위한 대책을 뚜렷하게 내놓지 못하면서 규제완화 일변도로 유료방송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16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IPTV·SO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를 전부 폐기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국회에 제출한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에서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경쟁 촉진을 위해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남아있는 IPTV, SO 사업자들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를 전부 폐지함으로써 사업자간 규제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합산규제 일몰과 관련한 정부안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과 시장점유율 규제 폐기 이후 제기될 수 있는 유료방송 시장 공정경쟁 문제는 기업결합 심사 강화, 이용요금 및 설비 동등제공 등 행위규제 개선, 금지행위 지정 등 사후규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방송의 공익성·지역성·다양성 보장은 재허가 심사에서 따지겠다는 방침이다. 

IPTV 사업자가 재허가를 받거나 SO를 인수·합병하려는 경우 심사항목으로 지역적·사회적·문화적 기여에 관한 사항을 신설하고, 위성방송의 난시청 해소·통일 대비 방송서비스 제공 계획·경영 투명성 관련 사항 등도 재허가 심사항목으로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2009년 폐지됐던 위성방송의 대기업 소유지분 제한을 다시 재도입하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적법하게 취득한 주식을 처분토록 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로 위헌 소지가 있으며, 외국인 투자이익이 침해될 경우엔 국가소송의 가능성도 크다며 신중론을 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놓고 유료방송의 공익성·다양성 약화를 우려해 왔던 방송계에서는 이번 과기정통부의 개선 방안에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최정기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파괴적 혁신' 등 규제 완화하는 수사만 두드러질 뿐,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제도 보완이라 부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사업자의 의견서인지 규제당국의 의견서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국회는 전면적인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사후규제의 상당 부분을 '재허가 심사 항목 신설'에만 의존하고 있어 실효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지역성 구현에 관한 부분에선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유료방송 발전방안'보다 미흡하다는 쓴 소리가 나온다.

당시 '유료방송 발전방안'에는 사업자별로 학계·지자체·시민단체 등 외부에서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정기적으로 운영상황을 점검하도록 하고, 전국사업자에게도 지역성 의무를 부과하거나 유료방송 사업자의 공적 책임을 구체적으로 정립한다는 등의 정책이 담겼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실효성이 의심되는 ‘하나마나한’ 방안들뿐이고 일부는 2016년 '유료방송 발전방안'보다도 후퇴한 모습"이라며 "정책 결정의 중요성에 비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해소하기엔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규제완화가 불러올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가 실종됐다는 비판도 있다.

박장준 희망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이번 과기정통부 안은 자본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하고, 노동·시청자·지역 없는 인수합병을 방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통신재벌의 독과점이 완성되면서 방송의 다양성과 공공성은 완전히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동찬 사무처장 역시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 시 M&A에 따른 인력감축 가능성이 큰데, 과기정통부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며 "시민주권과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인수합병 심사 등의 과정에서 당사자가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고, 공익성을 구현할 방법에 대한 고민도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출된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은 다음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의견을 추가 반영해 국회에 넘겨질 예정이다.

방통위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는 방송의 다양성과 시청자 복지라는 정책목표 실현이 전제가 되어야 하며, 시장집중사업자에 대해선 보다 높은 수준의 사후규제가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여야가 이번 안을 놓고 머리를 맞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기회에 유료방송 합산규제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이 논의를 되풀이해야 한다"며 "과기정통부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산업적 시각에서 벗어나 전향적으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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