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더 블럭’,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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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더 블럭’,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함
돌아온 ‘길거리 토크쇼’, 유재석‧조세호 ‘찰떡호흡’에 감동‧웃음 잡은 '사람 여행'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05.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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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방송되는 tvN <유 퀴즈 온더 블럭> 예고화면 갈무리. ⓒtvN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이 순항하고 있다. <유 퀴즈 온더 블록>은 지난해 프로그램 휴식기를 가진 뒤 지난달부터 방송을 재개했다. 작년 방영 당시에는 시청률이 1%대 초반까지 내려갔지만, 이번에 시작한 방송은 줄곧 시청률 2%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로 사람여행을 떠난 지난 14일 방송분의 경우 평균 시청률 2.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만나 입시과정과 고민을 들어보고, 고시촌의 역사와 함께해 온 시민들과 담소를 나누며 웃음을 선사했다.

MC 유재석과 조세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무대인 ‘길거리’를 누비며 보물 찾듯이 소소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있다.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퀴즈쇼와 길거리 토크쇼를 결합한 방식은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법한 ‘특별함’을 무기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고 있다.

방송을 재개한 <유 퀴즈 온더 블럭>에는 제작진의 고민이 묻어난다. 무엇보다 퀴즈쇼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작년 방송에서는 시민들이 문제를 풀고, 상금을 받는 퀴즈쇼 포맷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시민들은 5개의 문제를 풀어야 상금을 받을 수 있었던 데 반해 올해 방송부터는 한 문제의 정답을 맞히면 100만 원을 획득할 수 있다. 상금을 탄 시민은 다음 단계 도전 여부를 택할 수 있다. 도전에 성공하면 200만 원을, 실패하면, 무일푼이 되는 장치를 선보였다. 혹 상금 수령에 실패해도, 랜덤 가방에서 무작위로 뽑는 선물로 탈락을 보상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TV, 에어프라이어, 캡슐커피머신 등 고가의 가전제품부터 닭다리 쿠션, 생선 슬리퍼와 같이 오락성이 가미된 선물을 준비해 웃음을 선사한다.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정답을 맞혀야 하는 긴장감을 덜어내고, 시민과의 소통하는 비중을 대폭 높인 셈이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평범한 이야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 지난 1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더 블럭> 화면 갈무리. ⓒtvN

진행자의 찰떡 호흡은 시민과 소통하는 데 시너지로 작용한다. 토크쇼부터 버라이어티까지 두루 이끈 유재석은 특유의 친밀함을 내세워 스스럼없이 시민 곁에 다가선다. 보조 진행자에 머물렀던 조세호는 ‘대답자판기’라고 불릴 정도로 에너지를 뿜어내는 동시에 유재석에게 구박받는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아웅다웅하는 진행 콤비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 퀴즈 온더 블럭>은 길거리에서 이뤄지는 시민 즉석 캐스팅이 프로그램의 묘미로, 진행 능력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재석은 방송이 어색한 시민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평범함에 숨겨져 있는 특별함을 뽑아내 ‘독특한 캐릭터’로 만들어낸다. 이야기에 재미와 의미를 불어넣으면서 이야기의 강약을 조절한다.

유재석은 지난 4월 M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려울 수 있지만, 처음 만나는 분들과 대화하면서 알아가는 게 재밌다”라며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뉴스와 방송을 통해 보지만, 직접 들을 일이 많이 없었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어 굉장히 좋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예능 시장에선 연예인 출연자 위주로 특정 공간에서 아이를 키우거나,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거나,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관찰 예능이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가운데 연예인이 일반인의 일상에 뛰어들어 잠깐 그들의 삶을 엿보는 <유 퀴즈 온더 블록>의 호응은 예능 프로그램 포맷의 확장성을 내포한다.

<유 퀴즈 온더 블럭>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스타급 연예인을 내세우지도 않고, 재미나 유머 코드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난 미용실 주인, 마을 어르신, 수험생, 슈퍼마켓 주인, 케이블 기사, 택배원 등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막상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나름의 굴곡이 있고, 평범함 속에 특별함이 묻어난다. 그래서 나이, 성별, 지역에 관계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예능으로 환영받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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