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강효상 기밀 누설 '물타기' 안 먹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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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강효상 기밀 누설 '물타기' 안 먹히네
정청래 전 의원 방송 발언으로 '물귀신 작전'...검찰, 강 의원 기밀누설 혐의 수사 착수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5.2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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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정청래 전 의원이 출연한 MBN <판도라> 화면 갈무리 ⓒ MBN

[PD저널=이미나 기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보수언론들이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방송 발언을 끌어들이며 적극 엄호에 나섰다.

언론이 전형적인 '물타기' 프레임으로 강효상 의원 편들기에 나섰지만, 검찰은 27일 외교상 기밀누설 혐의로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강효상 의원은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강효상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일본 방문 이후 내한할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청와대와 외교부의 감찰을 통해 강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A씨가 통화 내용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청래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을 강효상 의원 논란과 연결짓는 보도가 등장했다. <조선일보>가 24일 온라인에 <정청래도 작년 TV 나와 "文·트럼프 통화 녹취 입수" 주장> 기사를 게재하면서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정청래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출연한 MBN <판도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며 "정 전 의원이 정말 정상 통화 녹취록의 로데이터를 확보했다면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25일자 <與 "기밀 누설" 강효상 고발… 정청래 前의원도 작년에 한미정상 통화 공개>, 27일자 <여 "강효상 제명"… 야 "정청래는?">에서도 외교 기밀 유출과 정청래 의원 발언을 엮어 보도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도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조선일보>의 최초 보도 직후 이를 받아 쓴 <중앙일보>의 <"文·트럼프 통화 다 받아봤다" 부메랑 된 정청래 과거>는 "이런 게 바로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이라는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 전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국당은 보수언론의 의혹 제기 보도를 받아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하는 데 썼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조선일보>의 최초 보도 다음날인 25일 논평을 내고 "자당(더불어민주당)의 전 의원까지 받아보고 방송에서 만담용으로 떠드는 내용을 현 야당의원이 알고 기자회견하는 것만 문제란 말인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거짓이 날로 더해가고, 이를 쓸어담느라 자가당착이 심해지면 야당을 향한 제보는 쏟아져 들어오게 마련"이라며 강효상 의원을 비호했다.

반면 정청래 전 의원은 청와대 브리핑에 근거해 발언했을 뿐이라며 이 같은 논란이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입장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당시 내 단어 선택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빌미 삼아, 강 의원이 저지른 외교기밀누설이란 범죄를 물타기 하고 있는 것이 작금 한국당이 벌이고 있는 수작의 본질"이라며 "나와 강 의원을 묶어 보도하는데, 내가 외교기밀을 누설하기라도 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한 발언일 뿐인데, 한국당이 강효상 의원의 기밀 누설 논란에 속보이는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천영우 한반도 미래포럼 이사장 등이 강효상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등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동아일보> 27일자 신문에 실린 박제균 논설주간의 칼럼 <쇼윈도 외교장관 강경화> ⓒ 동아일보

논란이 좀처럼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유출 책임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따지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지난 24일 <韓美 정상 통화 유출, 대한민국 외교의 신뢰가 무너졌다>에서 "참사를 낳은 외교부의 기강 해이와 관리체계, 나아가 강경화 장관 체제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책임 있는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27일 칼럼 <쇼윈도 외교장관 강경화>에서 강경화 장관을 두고 "정치에 뛰어드는 건 무방하지만 외교장관으로선 지족원운지(知足願云止·만족함을 알고 멈추기를 바람)했으면 한다"며 "계속 자리에 연연하다간 한국 최초 여성 외교장관의 영예가 여성 외교수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바뀔까 두렵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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