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베트남 사로잡은 ‘런닝맨’
상태바
중국에 이어 베트남 사로잡은 ‘런닝맨’
베트남판 '런닝맨' 공동연출 PD "국민 정서 비슷해 한류 콘텐츠 성공 가능성 높아"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05.31 2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베트남에서 미션 시뮬레이션을 해보이고 있는 최소형 PDⓒ최소형PD

[PD저널=김혜인 기자]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제작 여건은 열악하지만, 비슷한 국민 정서와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열의가 높아 한류 콘텐츠가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  

현재 베트남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SBS <런닝맨> 베트남판을 연출한 최소형 PD는 현지에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안고 돌아왔다. 

15회로 제작된 베트남판 <런닝맨- Chay Di cho chi(짜이띠쪼찌)> 는 지난달 6일부터 베트남 국영방송사 HTV7을 통해 방송 중이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4.8%를 기록한 <짜이띠쪼찌>는 HTV 유튜브 채널에서도 1100만뷰를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 

SBS가 <런닝맨>를 활용해 해외 공동제작에 나선 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 절강위성과 공동제작한 중국판 <런닝맨>은 2016년 시즌4까지 방송됐다.

베트남판 <런닝맨> 준비기간은 중국판보다 더 길었다. 스튜디오 중심인 베트남 콘텐츠 제작 시스템과 외국인 지분 제한 규정 때문에 준비작업만 2년이 걸렸다.    

SBS에서 글로벌제작 업무를 담당하는 안철호 PD는 “중국은 ‘절강위성’과 직접 공동제작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한 것과 달리 베트남은 외주제작사가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사에 납품하는 구조”라며 “공동제작을 맡을 합작 법인도 외국인 소유하는 기업 지분이 49%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설립했다”라고 설명했다. 

<짜이띠쪼찌> 제작에 투입된 한국 제작진은 20여명. 여기에 베트남 외주제작사 ‘라임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현지 제작진 70여명이 참여했다. 
 
연출을 맡은 최소형 PD와 한국 제작진이 한 달에 두 번 베트남으로 건너가 촬영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자막 등을 제외한 후반작업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제작이 이뤄졌다. 베트남 시청자의 정서를 반영한 자막 작업은 베트남 제작진이 맡았다.     

출연진과 직접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가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최소형 PD의 역할이었다.     

<런닝맨> 출연자들이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짜이띠쪼찌> 출연진은 유재석과 송지효 역할을 맡은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운 캐릭터다.  

최소형 PD는 “처음 출연진 면면을 보고 김종국 씨와 비슷한 캐릭터가 없어 고민이 컸다”며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예상치 못한 출연자들간의 궁합이 드러나면서 베트남 시청자들도 <런닝맨>과 다른 캐릭터에 호응해줬다”라고 말했다.

돌아가는 다리 위에서 퀴즈를 맞추고 있는 베트남판 <런닝맨> 출연자들ⓒ베트남판 '런닝맨'

베트남에선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드문 데다가 제작 여건도 여의치 않아 한국에서 게임 장비들을 직접 나르기도 했다.   

최 PD는 “(베트남 제작사가) 야외 버라이어티를 찍어본 경험이 적다 보니 장소 협조가 어려워 발품을 많이 팔았다”며 "또 (제작비가 부족해) 출연자들이 원했지만 하지 못한 게임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런닝맨>에서 반응이 좋았던 갯벌 씨름, 지압판 레이스, 플라잉 체어 벌칙 등은 제작비 등의 문제로 <짜이띠쪼찌>에선 시도하지 못했다고. 

공산주의 국가이지만 방송사의 사전 검열과 심의는 거의 없는 편이었다.  

빼빼로게임에서 출연자간의 스킨십을 지적하며 편집을 요구하거나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채 레이스를 하는 건 자제해달라는 정도였다. 

베트남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거둔 SBS는 후속작 진출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중국의 한한령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한류 콘텐츠 수출 시장으로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안철호 PD는 “보통 시즌1은 앞으로 합작이 가능한지 판단해보는 단계로, 중국판 <런닝맨>도 시즌2부터 수익을 거뒀다”라며 “베트남판 <런닝맨> 을 통해 베트남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에 베트남과 다른 프로그램 합작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