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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칼럼>국회 정개특위 법안은‘정치개혁’을 두번 죽이는 일

관리자l승인2004.02.11 03: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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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대통령 측근 비리 청문회가 열린다는 날 아침에 신문을 넘기다 접한 한 장의 사진과 몇 시간 뒤 생중계된 청문회장의 장면은 하루 내내 많은 국민들을 씁쓸하게 했다. 진한 동료애로 굳게 손을 맞잡고 밝은 얼굴로 웃으며 포즈를 취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의원들의 사진과 그 아래 쓰여진 비례대표 의석수를 축소하겠다는 기사를 보면서 정말 어쩌면 이다지도 한 통속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례대표 의석의 최대 10석 축소라니!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리라는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의 의견을 들어주는 시늉이라도 했다면 아마 배신감까지 들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렇게까지 국민들의 정치개혁의지를 모를 수도 있는지 현역 국회의원들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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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2표 투표제를 실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학교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선거연령을 낮추라고 소리높이는 이유는 또 무엇인지, 돈 먹는 하마였던 지구당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그렇게 누누이 얘기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기존 정치권이 정말로 몰라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진정 그들의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고도 막판에 서로의 본전 생각이 나서 그들만의 진한 동료애를 발휘했다면, 이는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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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의석수를 축소하고 네티즌 실명제를 도입하겠다는 정개특위의 합의안은 정치권이 그렇게도 떠들며 내세우던 국민의 정치개혁 의지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 현역의원들의 지역구를 없애지 않으면서(아니, 오히려 늘리면서) 진보적인 정당의 원내 진출을 최소화하여 서로 윈-윈하겠다는 본전 생각이 들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식의 합의를 정치개혁법안이라고 버젓이 국민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가. 인터넷 언론 게시판의 실명제 합의도 결국은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함께 윈-윈할 수 있다는 동료애적 공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무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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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조속히 법안을 개정하느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 아닌 변명에 대해 국민들이 진정으로 믿을 리 만무하다. 그렇게도 중요한 사안을 왜 지난해에는 그렇게 쉼 없는 정쟁으로 미루고 미루었으며, 급기야 막판에 몰려서는 시간을 핑계 삼고 국민들의 관심을 청문회니 뭐니 혼돈시키며 정개협의 개혁안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한심한 작태를 되풀이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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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음을 정치인들은 알아야 한다. 아직도 선거일까지는 60일 이상이 남았다. 지금의 국민은 과거의 국민이 아님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다. 방송을 비롯한 언론 역시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음도 분명히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민주주의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평범한 이야기를 더 이상 되풀이할 필요가 없는 제대로 된 선거가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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