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할말 있다]성적소수자 ‘이해’는 방송인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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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성소수자는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수적으로 열세여서가 아니다. 사실 성소수자의 수는 확인된 바 없고 가늠할 수도 없다. 성소수자는 존재 자체가 부인돼 왔기 때문에 ‘있어도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드러났을 때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무지, 그리고 혐오는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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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동성애자 인권운동 10주년을 맞는 해다. 과연 10년전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얼마나 신장됐는가. 이는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홍석천 씨의 커밍아웃과 하리수 씨의 등장 이후 방송사의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은 확연히 커진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들어 ‘인권’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는 것도 이에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의 ‘관심’이 곧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 혹은 ‘인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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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의 존재에 아예 무관심하던 때에 비하면 진일보한 면이 없지 않지만, 우리 방송의 태도는 여전히 천박한 수준이다. 방송이 성소수자와 관련한 내용들을 담는 것을 보면 다분히 ‘선정적’인 이슈로 다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기 드문, 뭔가 특이한 사람’들 취급을 하는 것이다. 또한 동성애자 하면 즉각 ‘성애적’인 상상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성애자는 ‘사람’이고, 동성애자는 ‘음란한 사람’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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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코미디 프로나 시트콤 등에서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거나, 노골적으로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 발언을 하는 모습들이 재현된다. 특히 방송이 묘사하는 성소수자의 모습은 기존 ‘통념’들을 따르고 있다. 드라마에서 간간이 등장하는 동성애자의 모습은 ‘여성성 혹은 남성성’이 결여된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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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성동성애자의 경우 성폭력 후유증으로 동성애자가 되거나, 남성동성애자의 경우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 등으로 인해 동성애자가 됐다는 식의 근거 없는 ‘원인설’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이같은 태도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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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의 ‘인권’을 논하는 시사 프로그램에서조차 성소수자들은 소외된다. ‘전문가’를 부른답시고 모두 이성애자 패널들을 불러 토론을 진행시키는가 하면, ‘동성애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찬/반’을 부치는 모습 등은 아이러니다. 성소수자의 현실을 반영하겠다면서 카메라를 들이대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소수자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왕왕 있다. 성소수자에게 ‘아웃팅’은 생존의 문제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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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방송이 성소수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나 이해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소수자들이 지금까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차별 받고 억압 받아왔다면, 방송을 비롯한 매체들은 이제 그 사각지대를 제대로 ‘비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스스로의 ‘포비아’적 가치관을 버리지 않고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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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르는 것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비출’ 수는 없는 법이다. 방송인들은 몇몇 동성애자 단체들과 인권활동가들이 진행하고 있는 <동성애자 바로 알기> 강의 정도는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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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2000년 홍석천 씨가 ‘동성애자’임이 알려졌을 때, mbc는 즉각 <뽀뽀뽀> 프로그램에서 그를 퇴출시켰다. 지금 제2의 홍석천 씨가 등장한다면 우리 방송계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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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여울/여성주의 저널 <일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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