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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선거방송 안 봐도 비디오?

최성엽l승인2004.04.14 10: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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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17대 총선이 임박했다. 돈과 조직을 동원한 청중 연설이 사라지고, 밥 한끼 잘못 얻어먹은 유권자는 수십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단다. 선거철만 되면 호황을 누린다던 식당과 관광버스 회사엔 더 이상 선거철 특수는 없다고 하니 세상 많이 변했다고, 우리 선거 풍토도 이 정도면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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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지역 방송사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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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별로 준비한 각 지역구 후보 초청토론회를 보고 있으면 모처럼 지역 방송이 제 할 일을 잘 하는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더 이상 관광버스를 동원한 소모적인 유세도 없고 바야흐로 미디어선거 시대의 선두에 지역방송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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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통령 후보 토론회 따라하듯 국회의원 후보들도 모여서 정책토론회 한다고 선거문화가 하루아침에 어떻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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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보도는 여전히 ‘00후보가 어디에 갔나’ 혹은 ‘당 지지율 상승·하락’이 톱이다. 한결같이 시장 돌아다니고 시민들과 악수하는 모습 일색이다. 지역구에 어쩌다 중앙당에서 유명 인사(?)가 지원이라도 나올라치면 그날 뉴스는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웃고 악수하면 선거는 끝인가 보다. 왜 그렇게 악수는 많이 하는지. 겨우 현장음으로 들리는 소리는 악수하는 모습 보는 것만큼이나 많이 듣는 ‘잘 부탁합니다’ 류의 인사치레 정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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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구 의원을 뽑는 선거임에도 지역민들은 지역을 위해 누가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는지 잘 모른다. 선거연설 방송이나 후보자 토론회에서 자신들이 들고 나온 공약을 알린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분위기가 그런 방송을 보면서 후보자의 정책에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미디어선거는 시작한 것 같은데 유용한 정보를 주는 미디어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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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 초반 지지율이 급락한 당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tk니 호남이니 하면서 수십 년째 ‘망국적 고질병’이라는 지역주의를 꺼내 들었다. 슬프게도 그 ‘약발’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예의 색깔론이 불거져 나오는가 하면 공천과정에서의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사례는 이번에도 비일비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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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정치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행보로 봐서는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그들에게서 먼저 기대하느니 차라리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게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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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방송의 선거보도 태도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한 하드웨어에 비하면 알맹이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앞으로는 ‘경마식 보도’를 자제하자거나 지나친 터뜨리기 삼가자고 다짐했으면서 이번에도 그런 다짐은 말 그대로 다짐으로 끝나나보다. 시청자들이 그런 내용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하면 이는 언론의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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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이 관심이 없으면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 계몽적 관점의 언론관이 아니다. 대중들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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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발만 동동 구르다가 지나가는 총선 기간이다. 위에서 언급한 직무유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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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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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배들의 노력으로 방송위로부터 어렵사리 선거관련 방송 금지를 철회시켜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교양프로그램을 맡고 있으면서 변변한 선거관련 아이템하나 만들지 못한 것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두고두고 반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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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4년 동안은 시청자들로부터 “정치 얘기만 나오면 tv를 꺼버린다”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지, 15일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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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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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방송 편성제작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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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엽  pdnet@pd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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