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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교육부에서 지난 2월 17일 ‘ebs를 활용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한 지 5월말로 100일이 된다. 지난 3개월 동안 ebs는 국민적 관심이었다. 초기에는 국민적 기대치가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생겨났다. 특히 전교조와 교육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에서 개최한 ‘ebs 수능방송,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과 전교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ebs를 활용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공교육을 와해할 뿐이며 ‘사교육비 경감’의 근원적 치유책은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일면 맞는 말이다. ‘사교육비 부담, 공교육 위기’는 ‘ebs’라는 대증적 방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렇다고 전교조나 교육시민단체에서 주장하듯 대학서열화를 타파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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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사교육’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수능학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교육비에서 수능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40%가 안된다. 오히려 유아, 초등의 영어, 예체능 과외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수능시장도 오프라인 학원, 온라인 과외사이트, 참고서 시장으로 세분화돼 있다. 따라서 ‘ebs 수능강의’를 통해 직접적으로 사교육을 흡수할 수 있는 영역은 온라인 과외사이트와 참고서 시장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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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열화 타파를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다는 것도 일종의 환상이라는 것이 사교육시장의 특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교육시장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유아, 초등시장은 대학서열화와 직접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서열화를 타파해도 유아, 초등시장이 잔존할 가능성이 높다. 또 사교육비 급증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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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가입국 모두에서 나타나는 전세계적 현상이다. 심지어 독일에서조차 사교육 현상은 있다. 인문계 김나지움과 실업계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로 진학하는 단계에서 사교육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사교육 급증이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누구는 ‘자본의 이윤율 저하에 따른 공적 영역의 상품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구는 ‘근대국민교육으로서 공교육 학교의 역사적 임무가 종결’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교육비 경감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현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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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수월성’과 ‘평등성’이라는 모순되는 두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2004년 대한민국에서는 ‘교육의 수월성’만 주장하는 사람들과 ‘교육의 평등성’만 주장하는 사람들로 양분되어 있다. 마치 ‘성장’과 ‘분배’의 논쟁처럼 참으로 허망한 논쟁을 교육을 매개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서열화만 타파하면 교육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과 고교평준화가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왔다는 환상으로 교육의 복잡다단성을 ‘칼로 물 자르듯’한다. 그럴수록 문제는 악화될 뿐이다. 교육은 그 무엇보다 지혜와 끈기와 열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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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미묘하다. 아무리 제도를 바꾸고 시스템을 바꿔도 교육주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교사가 바뀌지 않으면, 교수가 바뀌지 않으면 교육은 바뀌지 않는다. ebs도 마찬가지이다. ‘수능강의’라는 대증적 방안에만 매몰된다면 ebs는 공교육의 탈을 쓴 ‘사교육기관’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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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대한민국이 ebs에게 부여한 첫 번째 임무는 ‘수능강의’라는 대증적 역할이다. 물론 이에 성심성의를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떤 한계가 있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ebs는 진정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교육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지혜와 끈기와 열정을 가져야만 한다. 최근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이야기’라는 책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수학책을 읽었다. 만약 ebs가 이런 내용을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는 지혜와 끈기와 열정이 있다면 그것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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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제도, 시스템이 바뀌어도 가르쳐야 할 영원한 교육내용이 있다. 그것을 얼마나 제대로 깊이 있게 가르치느냐는 교사, 교수, 그리고 ebs에게도 부여된 핵심 과제이며 교육개혁의 첫출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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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규오/ ebs 위성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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