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 ‘스타MC’ 만능시대는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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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 ‘스타MC’ 만능시대는 가는가
스타MC 전면배치 프로들 ‘고전’…컨텐츠와 MC 조화 문제도
투자 외면→신인 발굴 난망→단기처방 스타MC 기용 ‘악순환’
  • 이서락 기자
  • 승인 2004.06.10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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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프로그램 개편 때가 되면 방송사들은 스타mc ‘모시기’ 경쟁을 벌여왔다. 스타급 mc를 프로그램의 간판으로 내세우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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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이런 ‘스타mc=시청률 보장’이란 도식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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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초호화 mc군단을 대거 투입한 프로그램들은 mbc <대한민국은 통화중>, sbs <일요일이 좋다>, <이경규의 굿타임> 등. 김용만, 신동엽, 강호동, 이경규 등 간판급 mc들을 전면 배치했지만 이름값에 ‘상응’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스타mc가 능사는 아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개편 이후 줄곧 한자리수 시청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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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타깃으로 한 가요프로그램도 인기가수가 출연하면 시청률이 잘나온다는 공식은 옛말이 됐다. 3사 10대 타깃의 가요프로그램은 진행자 뿐 아니라 출연자들도 대부분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한자리수를 기록하며 주간단위 시청률 순위에서 100위 밖으로 밀려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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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국의 한 간부는 “아무리 뛰어나고 능력을 인정받은 mc라 하더라도 사람만 덩그러니 떼어 놓으면 그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이경규, 김용만 등 스타급 mc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프로그램 내용과 함께 ‘만들어진’ 브랜드인 만큼 결국 콘텐츠와 얼마나 매치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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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한 pd는 “예능 프로가 정착하기까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개편된 지 몇 주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단정 지어 말할 순 없지만 신동엽, 김용만 등 강한 카드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기대치에 미치고 있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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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성과 급급한 사측 편성마인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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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시청자층이 비교적 빨리 형성되고 이런 경향이 곧바로 시청률로 이어지는 드라마나 시청률에 대한 기대치를 처음부터 낮춰 잡는 교양프로와 달리 예능프로그램은 소위 ‘방송사 전위부대’로 불리면서 시청률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왔다. 결국 “스타급 mc가 뛰어주면 기본은 한다”는 발상에서 시청률을 담보할 안전장치로 스타급 mc를 기용하게 되는 것. 이런 현실은 궁극적으로 포맷 개발을 위한 시간적, 재정적 투자에 인색한 방송사 경영진측의 편성 마인드 부재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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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한 pd는 “오락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시간이나 제작비를 드라마에 비해 적게 투자하고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방송 후 일정 수준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바꾸는게 현실”이라며 “프로그램이 자리잡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 관행은 ‘편하고’ ‘쉽고’ ‘빠른’ 스타급 mc를 투입하도록 강요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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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신인 발굴이 힘든 이런 구조는 스타 mc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등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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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내에서 신인을 키워내면서 동시에 포맷으로 승부하는 게 오락프로그램 활성화 방안이란 ‘왕도’를 언급하면서도 발굴하고 육성할만한 시간적, 재정적 투자가 없기 때문에 ‘능력 있는’ mc는 점점 줄어들고 결국 기존 mc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mc 중복출연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안겨줘 종국에는 스타급 mc가 출연해도 시청률에서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연쇄작용을 낳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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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송사 경영진의 편성 마인드는 프로그램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프로그램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sbs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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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한 pd는 “회사에서 예능 프로그램들을 ‘쉽게’ 생각해 왔다”며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알려지고 자리 잡는 데 6개월에서 1년은 걸리는데 회사에서는 2∼3개월 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내리라’ 지시한다. 또 다른 프로그램을 한달만에 만들어내야 하니 프로그램은 조잡해질 수밖에 없고 또다시 조기 종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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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장기간 방송돼 온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저조하기 시작하면 제작비와 제작진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종국에는 종영시킨 사례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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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색으로 프로그램 안착 기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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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국의 한 간부는 “많은 톱스타가 출연하더라도 각자의 개성에 맞추다보니 프로그램 내에서 서로 융화가 안돼 프로그램의 초점이 없어진다”며 “외부로 드러나는 건 출연자들 역량이지만 역시 내용을 뒷받침해줘야 할 pd와 작가의 역할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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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제작진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고 단기성과에 급급해 하지 않으면서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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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최근 sbs 간부진들 사이에서는 “스타급 mc 출연에도 성과가 없다”는 비판과 함께 시청률 중심의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했던 편성 전략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편성팀 내에서도 프로그램이 정착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식이 형성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sbs <일요일이 좋다>, <이경규의 굿타임> 등 프로그램들은 계속해서 포맷 변경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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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초반 스타급 출연자를 대거 투입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존폐위기에까지 몰린 바 있었던 sbs <웃찾사>는 훈련된 신인 개그맨을 대거 기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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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너 시청률 최고 40%에 이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브레인 서바이버’의 경우도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6개월 이상 걸렸다는 분석이다. 코너의 ‘낙엽줄’ 출연진들은 한창 뜨고 있는 스타들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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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는 신설 초부터 신선한 구성과 아이템으로 무명 출연자들은 대거 스타덤에 올려놓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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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mc 발굴’ 취지에서 최근 kbs에서 편성한 은 어쨌든 스타급 mc에 대한 의존도를 해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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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국의 한 pd는 “스타급 mc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pd 발언권보다 mc의 발언권이 더 높아진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 mc에 의해 프로그램이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며 “그러나 이게 mc가 필요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브레인…’코너에서 mc 김용만 없이는 코너를 지속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mc가 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요소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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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스타mc에 의존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현재 상황을 계기로 삼아 콘텐츠 개발에 눈을 돌리는 등 인식전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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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에서도 예능국 pd들을 ‘시청률 제조기’로 여겨왔던 기존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전 기획시간을 충분히 확보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켜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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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한 pd는 “예능pd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 그래야 실험적인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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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속에서 최근 sbs사측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해 왔던 관행을 반성하면서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좀더 인내하고 지켜봐 주겠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은 긍정적인 요소로 보여지고,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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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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