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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새로움’의 책임

지웅 / CBS 편성국l승인2004.07.22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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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 bgm 스페셜>이 방송 두 달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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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fm에서 지난 봄개편 때 만들어진 이 ‘스페셜’은 상당히 새로운 음악 프로그램이다.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도 없고, 당연히 ‘말’도 없다. 말도 없는 프로그램이 공중파 방송프로그램이 될 수 있겠냐고, 그렇게 방송을 해도 되는 거냐고, 사실 말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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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들 속에서 방송 두 달을 보낸 지금, 말은 흘러가고 음악은 남았다. 애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음악 중심의 이 프로그램을 살려내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음악 프로그램의 형식이라는 것이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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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들만큼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pd가, 또는 다른 방송에서 ‘우려먹었던’ 아이템, 포맷, ‘코너‘, 고정 게스트 따위를, 우리들은 전혀 아쉬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pd들보다 한 발이라도 먼저 생각하는 것, 다른 프로그램보다 조금이라도 새롭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그런 데에다 정신을 쏟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들 프로듀서들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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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끔, 그런 믿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어느 날 문득,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다가, 또는 차 안에서 라디오 채널을 요리조리 맞춰보다가, 그런 불경스러운 생각을 한다. 차마 글로 옮기기가 부끄러울 지경이지만, 이런 느낌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 똑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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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다. 매일 나오는 탤런트, 매일 웃는 개그맨, 매시간 똑같은 가수에다 매분마다 반복되는 광고까지. 채널의 구분이 잘 안될 정도로 다들 비슷한 프로그램, 비슷한 출연자들, 비슷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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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제가 확실할 때에는 출연자를 보고 채널을 짐작하는 꼼수라도 있었지만 이젠 그것도 아니다. 저런 포맷 밖에 없을까, 혼자 혀를 찰 정도로 포맷까지 그게 그거다. ‘21세기 초, 지구인들은 더 이상의 새로운 방송 포맷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나중에 은하계 역사에 기록되지는 않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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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과 청취율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다’라는 pd들의 푸념이 들리는 것만 같다. ‘하나같이 그 프로그램이 그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연예인들의 겹치기 출연이야 유사 이래 계속된 관행일 뿐이라는 항변이다. ‘방송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사실은 유사 이래 항상 비슷한 내용이 아니었던가’ 하는 제법 귀가 솔깃한 지적까지 들린다. 역시 사람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되는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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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듣고 싶은 소리를 들으려 하는 사람은 청취자들이다. 게다가 그들의 취향은 점점 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방송은 이미, 그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는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다양한 취향이 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cbs 외에도 여러 개의 음악 fm채널이 있지만 거기서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의 음악 장르는 두어 개에 불과할 뿐이다. 장르라고 말할 것도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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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채널이 많고 그렇게 프로그램이 많은데, 좀 달랐으면 좋겠다. 좀 다양했으면 좋겠다. 두 시간 동안 음악만 나가는 프로그램이 전혀 ‘스페셜’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우리 방송 프로그램들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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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pd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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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 / CBS 편성국  pdnet@pd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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