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면 어때’ 잘 나가는 출연자 러브콜 보내는 방송사
상태바
‘경쟁사면 어때’ 잘 나가는 출연자 러브콜 보내는 방송사
TV조선 ‘미스트롯’ 송가인 지상파 종횡무진...'출연자 인기 의존' 지적도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06.04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닥터 프리즈너' 출연진이 나온 JTBC '아는형님' 화면 갈무리.
KBS '닥터 프리즈너' 출연진이 나온 JTBC '아는형님'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방송사마다 굳건했던 칸막이가 낮아지면서 경쟁 방송사에서 화제가 된 출연자들을 데리고 오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자사 드라마 출연자를 예능 혹은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며 홍보에 몰두해왔던 과거에 반해 최근에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등 가릴 것 없이 방송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출연자를 섭외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중심인 시절만 해도 자사 프로그램에서 경쟁 방송사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됐던 게 사실이다.

특정 방송사에 고정 출연할 때 타사 프로그램에 관해 자유롭게 언급하기 어려웠던 데 비하면 방송사 간 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주목받는 출연자를 적극적으로 섭외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은 자사 콘텐츠만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현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TV조선 <내일은 미스 트롯>(이하 미스트롯) 출연진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트로트 오디션 예능 <미스 트롯> 출연자를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송가인은 정통 트로트를 맛깔나게 불러 1대 ‘미스 트롯’ 진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무명시절 스토리와 <미스 트롯> 출연 이후 몸값이 훌쩍 뛴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해당 방송의 시청률은 16주 만에 최고 시청률 7.1%(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서도 맹활약했다. 송가인은 노래교실을 열어 트로트 메들리를 선보이며 분당 최고 시청률 8.7%까지 이끌었다.

송가인과 함께 정미애, 홍자 등 <미스 트롯> 톱5는 지난달 28일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 출연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TV조선 '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출연한 MBC '라디오스타' 화면 갈무리.
TV조선 '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출연한 MBC '라디오스타' 화면 갈무리.

 

드라마 속 출연자들도 타사 예능 출연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1일 JTBC<아는 형님>에서는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의 주역인 남궁민과 장현성이 등장했다. 앞서 SBS 드라마<열혈사제>에서 코믹연기로 주목받았던 조연급 배우들도 JTBC<아는 형님>을 다녀갔다.

KBS<해피투게더4>에서는 <열혈사제> 배우를 대거 섭외해 드라마 속 패러디한 장면과 촬영 현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월 <해피투게더4>에서는 JTBC 드라마 <SKY캐슬>의 출연진을 섭외해 2주에 걸쳐 특집을 내보냈다.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지만,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주춤했던 <해피투게더4>는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SKY캐슬>의 후광효과를 누렸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배타적인 영역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해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과 JTBC <믹스나인>의 출연계약서, 매니지먼트 계약서를 조사한 결과 출연자에게 부당하게 작성됐다는 내용을 적발했다.

당시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방송 출연 의무와 타 방송 출연금지를 비롯해 손해배상·면책·계약해지 관련 조항 등 불공정 약관이 존재했다. 타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 및 별도의 연예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조항이 문제가 되자 방송사에서는 계약서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자사 콘텐츠를 통한 수익 확대와 매니지먼트사의 개입 등이 불공정 계약 문제로 이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프로그램 기획보다 출연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내놓지만, 변화된 방송 생태계에서 방송사 간 출연의 경계는 더욱 희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를 중심으로 출연자를 묶기엔 여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청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출연자라면, 타사라도 ‘모셔와야’ 할 수밖에 없는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섰다. 또 타사 콘텐츠를 금기시한다고 해서 자사 콘텐츠가 더 홍보가 되는 시대도 지났다. 다만, 인기에 편승한 출연자 섭외가 심해지면 시청자들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짚어보는 게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