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자율규제 협의체 '언론통제' 우려 안고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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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자율규제 협의체 '언론통제' 우려 안고 출범
연말까지 '사업자 자율규제 방향·실천방안' 도출 계획
11일 첫 회의부터 위원들 '정부 주도 규제' 지적...."허위조작정보 개념부터 신중한 접근 필요"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6.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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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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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학계·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에 나선다.

"언론통제"라고 반발한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아 향후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에 따르면 11일 첫 회의를 시작한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연말까지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 기본 방향과 함께 실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협의체는 학계 인사 4명, 언론단체 인사 2명, 관련 전문가 및 시민단체 각각 3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방통위는 2019년 업무계획을 통해 학계·언론계·인터넷 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를 위한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연말까지 사업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 한 고위관계자는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방향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라며 "의결기구라든지 집행기구의 성격은 아니고 사회적 의견수렴 기구"라고 설명했다.

협의체는 지난해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실시한 '인터넷 신뢰도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꾸려졌다. 

해당 연구는 해외의 허위조작정보 규제 동향과 한국의 법적 규제 가능성을 검토한 뒤, "입법을 통한 규제로 허위정보를 차단하기는 어렵다"며 "허위정보의 대응은 자율규제로부터 시작해 (공동)규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 허위정보 범람을 막을 멀티 이해관계자 포럼의 구성 △ 다원적인 팩트체크 컨소시엄 장려 △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 정부 각 부처의 분담과 협력 △ 허위정보를 다루는 독립적인 연구기관의 발전 지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구심점이 된 협의체가 결국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출범 전부터 나왔다.  정부에 불리한 콘텐츠에 재갈을 물리는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유튜브·SNS 등을 통해 지지 여론을 형성해 온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거세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9일 "허위조작 정보 개념을 규명해 대응 수단을 만들겠다는 명분이지만 결국 '가짜뉴스'라는 올가미로 입맛대로 규제를 강행하겠다는 촘촘한 언론 통제책이나 다름없다"는 논평을 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도 10일 "정권 비판 기사에 대한 '핀셋 규제'는 언론탄압이고 반헌법적"이라며 "방통위는 자율로 거짓 포장한 강제 규제를 중단하라. 진짜 자율이라면 업계에 맡기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자율규제가 필요하더라도 방통위가 주도하는 협의체 구성이 적절하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거버넌스는 정부 주도가 아닌 이용자가 직접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방통위의 협의체는) 완전한 의미의 자율규제 협의체라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정치적 힘의 논리에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대표도 "개념 정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허위조작정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서 검열의 위험이 있다"라며 "팩트체크·리터러시 교육 강화 등 민간 차원의 방안이 병행되고, 허위조작정보가 실제 여론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범 전 위원 구성과 자율규제 협의체의 적절성을 놓고 비판이 제기되면서 방통위도 한발 물러났다. 

방통위는 유관부처 관계자들도 협의체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정부부처와 사업자를 모두 뺐다. 

방통위는 "보다 자유롭게 의견이 개진되고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도록 정부와 인터넷 사업자는 협의체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며 "인터넷 사업자에 대해서는 향후 협의체 차원에서 수시로 의견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의체 회의에서도 위원들 사이에서 협의체 성격과 역할에 대한 불편한 질문이 이어지면서 방통위 측은 협의체 명칭을 '전문가 협의체'로 바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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