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정치의 계절, 정치 드라마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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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치의 계절, 정치 드라마 기지개 
‘동물 국회’ 장기화에 외면받는 현실정치...JTBC‘보좌관’ tvN 지정생존자‘ 평가는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06.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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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첫 선을 보인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 ⓒJTBC
지난 14일 첫 선을 보인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 ⓒJTBC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정치 드라마가 기지개를 피고 있다. 멜로·장르 드라마의 틈바구니 속에 긴장감 돋는 정치 드라마가 하나둘씩 편성되며 시청자 곁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첫 선을 보인 JTBC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은 국회를 무대로 한 보좌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방영 예정인 정치 드라마들도 차별화한 설정을 내세우고 있다. 

<보좌관>은 드라마 제목처럼 정치인을 조력하는 보좌관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배우 이정재가 4선 중진인 송희섭 의원을 보좌하는 장태준 역할을 맡았다. 장태준은 경찰대를 수석 입학·졸업했지만, 권력에 무릎 꿇는 현실을 직시하고서 국회에 입성한 야심찬 수석 보좌관이다. 장태준 외에 정치인과 보좌관들은 신뢰, 동경, 경쟁, 충성 등 다양한 관계로 얽혀있다.

이렇듯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등장인물이 권력을 쥐기 위해 치열하게 수 싸움을 벌이는 게 관전 포인트다. 특히 장태준은 조갑영 의원의 함정을 피해 송희섭 의원이 국감을 마칠 수 있도록 돕는 데 전력을 다했다. 여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도록 법사위 국감에 부강전자 대표를 출석시키는가 하면 국감 파행을 막기 위해서 여론전을 벌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달 1일 방송을 시작하는 tvN <60일, 지정생존자>는 미국 ABC 드라마 <지정생존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지정생존자’는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대통령직을 계승할 사람을 뜻한다.

배우 지진희는 테러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한꺼번에 죽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승계서열 12위인 환경부 장관 박무진 역할을 맡는다. 박무진은 60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돼 테러의 배후를 추적하는 동시에 정치 감각과 야망은 없지만, 상황을 수습하면서 점차 국가 지도자로서 성장한다. 미국과 다른 국내 상황을 어떻게 녹여낼지 기대감을 모은다.

내달 1일 방송을 시작하는 tvN '60일, 지정생존자'. ⓒtvN
내달 1일 방송을 시작하는 tvN '60일, 지정생존자'. ⓒtvN

tvN<위대한 쇼>도 올 하반기 방영된다. 국회의원 출신 위대한(송승헌)이 문제투성이 네 남매를 받아들이고, 국회 재입성을 위해 쇼를 벌이는 이야기로 정치와 코미디를 섞어낸다. 

오랜만에 부활한 정치 드라마는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드라마 관전 포인트도 달라진다. 전형적인 정치 드라마의 핵심은 ‘권력 다툼’이다. 권력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혹은 빼앗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인물들이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시청자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높인다. 

정치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적대자가 누구(혹은 상황)냐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막 방영을 시작한 <보좌관>에서 장태준은 송희섭 의원을 물심양면 돕고 있지만, 긴장관계가 깔려 있다. 태준 스스로 권력을 얻기 위해선 자신이 모시는 송희원 의원은 물론 오원식 지역구 보좌관(정웅인)과의 대립을 피할 수 없다.

악연으로 재회한 이성민 의원(정진영)과의 갈등도 예고하고 있다. 한 명의 엘리트 보좌관이 정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설정은 다소 현실성과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인물의 욕망이 어떻게 구현되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드라마에서 ‘정의 구현’도 빼놓을 수 없다. 정치에 대해 ‘1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 권력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는 정치 드라마에서 자주 차용하는 플롯이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국회에 입성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고군분투와 성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그가 수많은 난관을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정치 공학에 맞춰 움직이는 정치인에게 쓴소리를 내뱉고, 결실을 얻어내는 영웅 서사는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이미 사기꾼(KBS <국민 여러분>)이나 용접공(KBS <어셈블리>)이 국회에 입성하는 스토리가 나온 바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활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정치 드라마가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싸고 ‘동물 국회’가 재현되는 퇴행적인 정치를 또다시 목도한 대중의 결핍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물의 욕망만큼이나 정치를 통한 정상사회에 대한 욕망을 함께 그려낸다면 시청자 공감대가 더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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