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쏟아져 2부작으로 늘린 ‘요한, 씨돌, 용현’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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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쏟아져 2부작으로 늘린 ‘요한, 씨돌, 용현’ 다큐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세상에 '일생 동안 대가 없이 남을 도운 사람'... 방송 이후 후원 문의 이어져
  • 이큰별 SBS PD
  • 승인 2019.06.19 18: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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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과 16일 2부작으로 방송된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씨돌,용현’ 편. ⓒSBS
지난 9일과 16일 2부작으로 방송된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씨돌,용현’ 편. ⓒSBS

[PD저널=이큰별 SBS PD] ’시사교양 PD‘로 10년 동안 일하면서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들 중 단 한 사람을 꼽아보라면 나는 주저 없이 ‘김용현(요한. 씨돌)’ 선생님이다.

7년 전, 정선군 봉화치마을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던 그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그 후 방송과 관계없이 나는 매년 휴가 때면 그를 찾았다. 세상의 속도에서 비껴간 그와 함께 하는 동안, 나는 비로소 제대로 숨을 쉬는 것 같았다.

그가 뇌출혈로 쓰러질 때 즈음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PD가 됐다. 악한 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나는 악인들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고, ‘김용현’ 선생님 또한 아픔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김용현’ 선생님이 전국의 요양원을 전전하는 지난 3년 동안 연락이 끊기고 이어지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리고 2019년, 입사 10년 만에 생애 첫 다큐멘터리를 만들 기회가 왔다. 7년간 미뤄둔 숙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SBS 스페셜>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편은 처음부터 2부작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었다. 1편으로 기획된 다큐였으나, 그의 인생을 추적하다 보니 도저히 1편으로 담지 못할 만큼의 선행이 쏟아져 나왔다.

제주도에서 장애우를 돕는 자활 마을에서의 행적과 남미 파라과이에서의 봉사활동, 동강댐 설립 반대를 위한 단식, 삼척 핵발전소 건립 반대운동에 참여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자연인으로 출연한 몇몇 방송의 출연료마저 모두 기부했다는 이야기와 박종철 열사 아버지 故 박정기 어르신과 전태일 열사 어머니 故 이소선 여사와의 오랜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을 제보와 취재원의 증언을 통해 알게 됐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하고도 내보내지 못한 그의 선행은 거의 만담이나 만화에서나 나올 법할 정도였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 가지의 좋은 일은 할 수 있지만, 일생 동안 지속해서 대가 없이 남을 돕는다는 것은 가히 ‘신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모두가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이 삭막한 세상에, 그의 인생을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다.

지난 9일과 16일 2부작으로 방송된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씨돌,용현’ 편 화면 갈무리. ⓒSBS
지난 9일과 16일 2부작으로 방송된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씨돌,용현’ 편 화면 갈무리. ⓒSBS

2부작으로 제작한 다큐가 모두 방송되고 난 뒤 깊고 잔잔한 울림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그의 삶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국회의원 몇몇은 조용히 후원 문의를 해왔고, 영화사에서도 연락이 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반응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의 책도 곧 출판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김용현’ 선생님이 행복해하신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다.

오래 전, 겨울 휴가 때 그를 찾은 적이 있다. 함께 잠을 자며 ‘장작도 많은데 왜 이리 춥게 지내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는 멋쩍게 ‘방에 아궁이가 두 개인데, 한쪽 아궁이에 뱀이 겨울잠을 자고 있어서, 나머지 한쪽으로만 불을 때다 보니 그렇다’고 했다.

내가 아는 ‘김용현’ 선생님은 항상 그런 사람이었다. 오직 진심으로 자연과 생명을 배려하는 향기를 품은 진정한 ‘참사람’이다.

서울로 돌아가는 내게 그는 옥수수 한 상자를 선물로 줬다. 상자를 열어보니 그가 써준 편지가 들어있었다. “사랑과 평화, 커다란 눈동자만큼이나 늘 ‘따뜻한 봄날 같은 초록빛 저널리즘’을 꿈꾸시길”이라고 적힌 편지였다. 나는 '초록빛 저널리즘'에 얼마만큼 가까이 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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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원 2019-06-23 14:54:19
이 기사를 다루어 주신 PD님과 관련되신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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