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살 깎은 북한 숙청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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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살 깎은 북한 숙청 오보
김영철 노역형 오보 논란에...'조선일보' 독자위 “보도 경위 설명 없어...혼란스러워”
사실 확인 취재원 주장 검증 '윤리규범 가이드라인' 준수해야
  •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9.06.24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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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조선인민군 제2기 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관람했다고 3일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숙청설’을 제기한 김영철 부위원장도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조선인민군 제2기 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관람했다고 3일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숙청설’을 제기한 김영철 부위원장도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실관계 확인’을 강조하는 <조선일보>의 북한 관련 오보가 반복되고 있다. 오보를 정정하는 데에도 인색해 의도성‧악의성을 의심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2017년 12월 언론윤리강령의 집대성이라고 할만한 ‘조선일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을 선포했지만 그 이전과 지면제작의 관행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조선일보>는 지난 5월 31일자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 보도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맡았던 북한 인사들이 숙청됐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통일부에서조차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을 국내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도한 것이다.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북·미 정상회담 실패 후 총살당하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강제노역형을 받았다던 김영철 부장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영접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등 여전히 신임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보 논란에 <조선일보>는 해명도 정정도 하지 않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근신조치를 받았다고 했으나 이번 영접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일보> 오보는 채널A, TV조선 등에서 이어받고 일부 고정 패널들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허위가 진실을 겁박하는 일이 <조선일보>가 가공한 세계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사실관계 확인의 어려움 때문에 침묵했지만,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미 <조선일보> 기사를 반박하는 내용을 보도했었다, <조선일보>는 왜 이런 오보를 반복하며 종편들은 왜 그런 미확인 보도를 사실인양 퍼나르는 것일까.

<조선일보>의 북한 오보는 우연이 아니라 상습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가 총살당했다고 보도한 현송월 단장은 지금도 살아 북한의전을 총괄하지 않는가. <조선일보>는 2012년 1월 17일 김정남이 “천안함 피격이 북한에 필요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의 고미요지 편집위원이 김정남과 교환한 이메일을 모아 만든 책 <아버지 김정일과 나>가 출처로 명기했다.

그러나 고미요지 편집위원은 <서울신문> 등과 인터뷰에서 ”천안함 내용은 책에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뒤늦게 정정보도를 통해 책에는 그런 내용이 없음을 인정하고 주변을 취재하다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설득력이 없는 해명일 뿐만 아니라 허위조작임을 고백한 셈이다. 취재의 기본인 당사자 확인도 없이 저지른 오보였다.

<조선일보>는 ‘김일성 사망’ 오보, ‘성혜림 망명설’ 오보로 망신을 당했지만 정정보도는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지난  21일 보도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 결과 내용.
조선일보가 지난 21일 보도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 결과 내용.

<조선일보>가 스스로 ‘1등 신문’을 앞세우기 전에 2017년에 만든 ‘윤리규범 가이드라인’를 준수하는 게 필요하다.

<조선일보> 가이드라인 제2장 ‘확인보도’ 부분에서 ”① 확인된 사실을 기사로 쓴다. 사실 여부는 공식적인 경로나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다. ② 취재원의 일방적인 폭로나 주장은 독자적인 취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③ 마감 전까지 중간 및 최종 점검을 통해 구체적인 부분까지 확인한다. 사실이나 인용을 다시 확인하고 기사에 쓰인 단어 선택이 적절한지 점검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확인된 사실을 기사로 쓰고, 마감 전까지 다시 확인하고, 단어 선택의 적절성을 점검하라는 저널리즘의 기본을 강조한 것이다. 왜 이런 기본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 ‘보도자료의 검증’ 조항에선 ”① 취재원이 제공하는 구두 발표와 홍보성 보도자료는 반드시 사실을 검증하고 다른 출처의 정보로 보강해 보도한다. ② 보도자료 정보를 사용할 경우 자료의 출처를 밝힌다“라고 명시했다.

북한 보도는 직접 취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취재원의 제보, 특정집단의 보도자료 등에 의존하는 식이다. 조선일보 가이드라인은 ‘제보나 보도자료도 사실을 검증하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 보도에선 사실은 사라지고 주장만 남아있어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가이드라인에서 “취재원은 뉴스의 목적과 무관하거나 상반되는 자신의 이해관계 및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며 “취재원의 신뢰도를 확인하고 취재원의 의도와 정확성을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검증한다“라고 취재원의 일방적 주장을 경계하라는 내용도 넣었다.

북한 취재의 어려움 때문에 검증 역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도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하지만, ‘총살형’ ‘노역형’ ‘염문설’ 등을 남발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종편 확성기의 토대가 되고, 자기주장, 자기상상을 늘여놓는 패널들의 오보 교과서 노릇을 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조선일보>는 가이드라인에서 “오류의 가능성에 대한 모든 지적을 수용하고 확인한다. 정정보도는 가능한 빨리 처리하고, 신문에 게재되기 전이라도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신속히 정정보도를 게재한다“라고 했다. 그런데도 정정보도에는 여전히 인색한 모습이다.

<조선일보>의 북한 오보는 그 역사성과 반복성, 악의성 때문에 조선일보 신뢰와 권위를 허물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조선일보> 독자권익위원회에서도 오보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위원들은 “문제는 기존 보도와 다른 새로운 팩트가 나왔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라며 “김영철이 50여일 만에 등장했다면 기존에 설(說)로 보도했던 내용과 새로운 사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또는 당초 보도가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명확한 후속 보도가 없어 혼란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가이드라인을 무력화하는 보도와 편집은 <조선일보> 독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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