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과방송 요구한 ’태양광 사업 의혹‘ 보도에 보도본부 윗선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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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 “청와대 반박 입장문 발표 막아...제작 자율성 훼손 유감”

지난 18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편 보도 화면 갈무리. ⓒKBS
지난 18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 예고편 화면 갈무리. ⓒKBS

[PD저널=박수선 기자]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이 청와대가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구한 ‘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과 관련해 KBS 경영진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지난 24일 사내게시판에 "KBS 1TV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복마전' 보도 이후 보도본부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입장문을 올렸다. 

지난 18일 방송된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은 정부와 산하단체 관계자, 한전 직원, 태양광 발전업자들만 이득을 보고 있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실태를 고발했다.

방송 이후 청와대는 “태양광 사업 의혹의 중심에 청와대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KBS에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청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저수지 면적 60%에 설치한 태양광을 보고 박수를 쳤다'는 최규선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발언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청와대의 이런 입장에 “청와대가 허위 보도라고 주장하는 사안에 대해 <창> 제작진은 방송 전에 사실관계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쳤다"면서 “보도 내용에 수긍할 수 없다면 언론중재위원회나 법원 등에 정정 보도 등을 신청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사과방송 명령조차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는데, 청와대가 무슨 근거로 사과방송을 요구하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보도본부 윗선과 KBS 경영진에도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브리핑 당일 청와대 주장에 대한 반박 입장문을 작성했지만 발표되지 않았고, 지난 22일로 예정됐던 재방송도 별다른 이유 없이 대체 편성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청와대 주장을 일방적으로 옮겨 적은 기사들이 출고돼 KBS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데도 보도본부 내부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했다”며 “보도본부 수뇌부가 ‘로우 키(Low Key)로 가자’느니 ‘2~3일만 지나면 잠잠해진다’느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를 막았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보도본부 수뇌부 등이 제작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이번 사안에 대해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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