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유', 기승전‘연애’ 나만 불편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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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여성캐릭터 러브라인에 "로맨스 줄여달라"는 시청자들
"드라마 필수요소 역할했지만 로맨스 없는 탄탄한 서사구조 만들어야”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등장하는 박모건과 배타미 커플의 모습 ⓒtvN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등장하는 박모건과 배타미 커플의 모습 ⓒtvN

[PD저널=김혜인 기자] 주체적인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은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가 점차 로맨스의 비중을 늘려가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제작진은 '리얼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한다고 밝혔지만 극을 이끌고 가는 여성 캐릭터의 활약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 5일 방송을 시작한 <검블유>는 포털 업계에서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포털 1위인 ‘유니콘’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경쟁사 '바로'로 이직한 배타미(임수정)와 다혈질이지만 의리 있는 차현(이다희), 성공이 우선인 ‘유니콘’ 이사 송가경(전혜진),유니콘 대표이사 나인경(유서진)까지 강렬한 여성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드라마다. 

"욕망에 계기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배타미나 성추행범을 맨손으로 때려잡는 차현,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송가경 모두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는 인물이다. 

반면 배타미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는 10살 연하의 박모건(장기용)와 차현이 관심을 갖는 무명 배우 설지환(이재욱)은 무해한 남성 캐릭터로 그려진다. 

박모건이 "어장 속 물고기"를 자처하고, 설지환이 차현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모습은 기존 드라마의 성역할을 전복한 것으로도 비쳐진다. 

최지은 칼럼니스트는 "검블유에서 여성들이 파워게임을 하는 동안 순애보 역할은 박모건 등 남성 캐릭터가 맡고 있다"고 “일종의 미러링으로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던 여성상을 남성이 상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을 위해 달리는 여성 캐릭터들의 러브 라인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불만을 나타내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각축전 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러브 라인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는 순간에 갑자기 벚꽃이 흩날리고 필터로 효과를 주는 장면이 극의 전개상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블유> 실시간 톡방에는 “로맨스 때문에 흐름이 끊긴다”, “주인공 셋이서 흘러가는 스토리에 로맨스를 껴 넣은 느낌"이라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온라인에서는 드라마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장면을 두고 남자주인공의 이름을 따 "모건 타임"이라고 지칭하는 글도 보인다. 

드라마에서 로맨스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시청자를 견인하는 필수 요소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드라마의 성격과 무관하게 로맨스를 끼워 넣는 경우에는 시청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장르드라마나 전문직 드라마를 내세우면서도 로맨스의 비중이 크면 배경만 바뀐 로맨스물이라는 비판이 어김없이 나왔다. 

SBS <열혈사제>, JTBC<스카이캐슬> 등이 완성도 높은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개연성 없는 로맨스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지상파 드라마 PD는 “드라마에 로맨스를 넣게 되면 드라마 분량이 증가하고 로맨스가 성공하길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몰려 시청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라며 “사전에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만들었다면 굳이 로맨스를 넣을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최지은 칼럼니스트는 “요즘 젊은 여성 시청자들은 사랑이 없어도 좋으니 여자들의 성취와 고뇌를 더 보고 싶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요구를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로맨스가 아니어도 시청자를 끌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서사적 동력을 계속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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