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판문점 깜짝 회동 ‘비핵화’ 꼬투리 잡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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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트럼프 군사분계선 넘는 ‘월경 이벤트’...조선 “정치적 이득 취한 것”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PD저널=박수선 기자]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이 지난 30일 성사된 가운데 <조선일보>는 “비핵화 빠진 이벤트”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정정협정 66년만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았다. 도널드 미 대통령이 지난 29일 방한 전에 트위터를 올릴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53분간 이어졌다. 

트럼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치고 포괄적인 협상에 합의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팀을 구성해 실무협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손을 잡고 깜짝 '월경'을 한 김정은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대통령”이라며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자’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북미 정상의 만남을 국내 여론을 의식한 두 정상의 '정치적 이벤트'로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1일자 3면 ‘준비안된 회담… 비핵화 논의 없이 실무협상 재개만 합의’에서 회동 결과를 전하면서 “구체적으로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보다는 큰 틀의 '대화 재개'와 '신뢰 회복'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김정은과 우호적 관계만 강조”이라고 지적했다.

사설 ‘무슨 정치 이벤트 벌이든 북핵 폐기로 가는 길이어야 한다’에서도 “69년 전 전쟁의 세 당사국 정상들이 전쟁이 멈춘 경계선에서 회동한 것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라고 짚으면서도 “그러나 이날 만남은 그 상징성을 빼고 나면 어떤 성과가 있었던 것인지 불투명하다”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재선 도전의 도약대로 활용하려고 한다”며 “김정은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까지 직접 찾아와 만나달라고 했다는 식으로 주민에게 자랑만 해도 통치 기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성사 배경을 짚었다.

<조선일보>는 “무엇을 하더라도 5100만 한국민의 안전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김정은을 핵 포기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대북 제재만은 건드려선 안 된다. 그 책임이 문재인 대통령 어깨에 놓여 있다”고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북미 정상 회동 이후의 전망에선 온도차가 나타났지만, 다수의 조간신문은 만남 자체는 의미가 깊다고 평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은 그 자체가 새로운 역사의 시발점이라 할 만하다. 70년 적대 당사국인 북미 양국 최고지도자가 두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것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지향하겠다는 상징적 행보였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을 통해 “판문점 약식 회담은 성명·합의문 없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지구상 유일한 냉전의 현장이라는 장소성을 고려한다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면서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한반도 냉전의 두꺼운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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