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뢰 떨어뜨린 태양광 보도
상태바
KBS 신뢰 떨어뜨린 태양광 보도
사태의 본질은 '부실취재' 여부... 보도 이후 정정보도 요청은 언론 피해자의 권리 
  •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9.07.08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KBS <시사기획 창> 허위 보도 논란으로 KBS가 신뢰에 또 한 번 상처를 입었다. <시사기획 창>에서 보도한 ‘태양광 사업 복마전’편(6월18일) 방송을 두고 KBS 내부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시민단체 등이 고발까지 나섰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자의 부실취재와 거짓말이 어떻게 진실을 가리고 불필요한 사회 혼란을 가져오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기자가 검증 혹은 확인 노력을 어떻게 했는지 소위 ‘취재성실의 의무’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권력의 압력 여부도 중요하지만 제작 과정의 압력과 보도 이후의 항의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논란이 된 보도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KBS <시사기획 창>은 정부 추진 태양광 발전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했다는 발언 내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태양광 패널이 저수지 수면을 덮은 비율이 60%인 곳을 보고 박수를 쳤고, 차관이 ‘저기 30%도 없애버립시다’라고 발언했다는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 인터뷰를 보도했다. 

문제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그런 발언 자체가 없었다고 부정한 것이다. 발언이 있었는데도 청와대가 보도를 막으려 시도했다면 권력의 압력이라고 주장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청와대 주장처럼 그렇지 않다면 KBS는 허위보도를 주장하는 청와대의 압력을 내세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결과가 된다. 이 과정에서 결론에 이르게 한 중요한 단서는 취재 기자의 사실관계 확인 여부다. 

KBS는 ’제작자율성 침해‘라는 내부의 반발과 청와대의 ’허위보도‘라는 불만에 직면하자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홍사훈 KBS 시사제작국장은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기자에게 확인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취재기자가 김 아무개 차관에게 확인을 안 했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문호 KBS 탐사보도부장도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의 ‘전언’을 검증 없이 내보낸 제작진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정부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보도에 청와대가 정정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권리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 이정현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을 빼 달라’고 한 것과 비슷하다고 고발한 행위는 정치적 쇼일 뿐이다. 보도하기 전에 청와대에서 미리 ‘이것은 보도하고 저것은 빼라’고 하는 건 압력이 맞다. 그러나 보도가 이루어진 뒤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정정을 요청하는 것은 언론피해자의 권리에 해당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자유도는 세계 70위권대까지 형편없이 떨어졌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41위까지 상승했다. 언론자유도는 높아졌지만 언론신뢰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에서 맴도는 것은 언론이 반성하고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방증이다. 언론인의 부실취재, 왜곡보도는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보도다. 

이 사안은 향후 언론중재위원회, 법원에서 보다 자세하게 사실관계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KBS 내부에서도 보도 경위와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과 후속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KBS는 8일 공식 입장을 내고 “보도본부는 그동안 편성위원회(보도위원회)를 3차례 열어 프로그램의 내용, 반론 취재 여부 등 취재과정, 데스킹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심도 있게 살폈고,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제작 과정에서 방송제작가이드라인 위반 여부, 심의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사내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면밀히 검토를 거쳐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처럼 청와대가 수시로 KBS에 압력을 행사했다면 언론자유도는 지금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기자의 거짓말은 강도보다 무섭다. 청와대조차 언론보도의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면 일반인은 어느 정도인지 차제에 언론피해구제 제도를 현실적으로 개선해주기를 기대한다.

거짓말한 기자는 징계를 받아야 하고 거짓방송은 신속하게 정정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불과 두 달 전 강릉에 있으면서 ‘고성 산불현장’이라고 보도했다가 ‘법정제재‘를 받은 사실에서 KBS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