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는 연애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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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지 않는 연애 예능
‘하트시그널’ ‘연애의 맛’ 흥행하자 우후죽순 ‘연애 버라이어티’ 편성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07.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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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첫방송되는 JTBC2 '오늘의 운세' 예고편.
오는 10일 첫방송되는 JTBC2 '오늘의 운세' 예고편.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연애 예능이 관찰 예능, 쇼버라이어티 등과 변주한 색다른 방식을 내세워 시청자 곁을 찾고 있다.

최근 연애 예능을 보면 노골적으로 ‘짝짓기’를 앞세우기보다는 연애 상대를 탐색하거나 속마음을 엿보는 일련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면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느슨한 연결이 많아지면서 남녀 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형태가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연애 예능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흥행을 거둔 프로그램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존 연애 예능과 차별화를 꾀하는 시도를 벌이고 있지만, 쉽사리 시청자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애 예능은 2000년대 초반 <산장미팅>, <천생연분>, <짝> 등이 큰 인기를 끌다가 2017년에 방영된 채널A<하트 시그널>이 부활 신호탄을 쐈다.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한 청춘 남녀들의 러브 라인을 엿보는 프로그램으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예측 불가능한 연애 리얼리티로,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였다. 시즌2의 경우 무려 9주간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 <하트 시그널>의 성공 이후 방송사들은 SBS<로맨스 패키지>, tvN<선다방> 등 커플 매칭 프로그램을 잇달아 편성하며 연애 예능 제작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시즌2를 방영 중인 TV조선<연애의 맛>이 연애 예능의 흥행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유지 중이다. KBS는 지난달 26일부터 <썸바이벌 1+1>을 방영하고 있다. <썸바이벌 1+1>은 남녀 출연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썸’을 탄다는 게 차별점이다. 출연자들이 취향에 따라 고른 물품으로 짝은 지어 게임을 벌이면서 서로를 알아간다는 게 취지다.
 
MBC<호구의 연애>는 연예인 남성과 여성 출연자와 함께 여행하면서 호감이 가는 상대에게 투표하는 등 연애 예능의 전형적인 포맷을 따르고 있다. 이밖에 JTBC2에서는 오는 10일 남녀 출연자의 소개팅을 관찰하며 연애성향을 분석하는 <오늘의 운세>가 방영된다.
 
방송사들이 <하트 시그널> 이후 꾸준히 연애 예능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연애의 맛>을 제외하고선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썸바이벌 1+1>은 시청률 1%대를 기록하며 부진을 겪고 있고, <호구의 연애>는 오는 8월 방송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남녀 뮤지션의 설렘을 내세웠던 tvN <작업실>은 출연자들의 불협화음으로 조기 종영됐다.
 
이들 프로그램은 독특한 소재를 앞세웠지만, 결실을 얻지 못한 셈이다. 실제 <썸바이벌 1+1>은 장 보는 취향으로 ‘썸’을 찾고자 하지만, 상금을 향한 참가자 간 경쟁이 오히려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방해하는 게 크다. <호구의 연애>도 여행 과정에서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준다고 하지만, 전형적인 포맷이 오히려 기시감을 만들어낸다.
 
연애 예능의 명암은 ‘리얼’과 ‘감정’을 어느 정도까지 살리느냐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그나마 안착한 <연애의 맛>은 관찰 예능과 연애 예능의 묘미를 적절하게 섞어내고 있다. <연애의 맛>에 출연한 배우 이필모가 실제 결혼에 골인하면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연애의 맛>에서는 출연자들이 싱글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연애를 다시 시작했을 때 벌어지는 일상의 감정 변화를 담는 데 방점을 찍는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의 감정선에 쉽게 따라갈 수 있게끔 열어두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핵심인 연애 예능에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감정을 이입할 대상을 찾을 수밖에 없다. 출연자들의 감정선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혹은 서로의 감정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을 어떻게 편집해 보여주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몰입도도 달라진다. 결국 연애 예능의 성패는 출연자들의 감정선 ‘보여주기’와 ‘숨기기’를 조절하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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