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방송 두 달, 만만찮은 '그알'의 무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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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방송 두 달, 만만찮은 '그알'의 무게감
반신반의 시작한 '그알 유튜브 채널' 구독자 17만명 돌파... 무거운 소재에 제작진도 '조심조심'
소통 채널 넘어 제보·집단지성 모이는 창구 목표
  • 도준우 SBS PD
  • 승인 2019.07.2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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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예고 영상 갈무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예고 영상 갈무리.

[PD저널=도준우 SBS PD] <그것이 알고싶다>를 한창 제작하던 시절, PD들끼리 이런 얘기를 종종 했었다. “우리도 팟캐스트 해볼까?” 그땐 따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부서도 없었고, PD들은 방송 제작만으로도 벅차 ‘그알 팟캐스트 프로젝트’는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그로부터 3년 뒤, 나에게 ‘그알 유튜브 프로젝트’ 미션이 주어졌다. 신설된 디지털 콘텐츠 제작부서에서 유튜브 콘텐츠에만 전념한다는 조건이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했고 한 달 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5월 20일,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유튜브 채널(이하 ‘그알’ 채널,링크)을 정식 오픈했다. ‘그알이 왜 유튜브를 시작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솔직히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알’ PD들은 늘 시청자와의 소통에 갈증이 있었고, 이제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된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알’ 채널이 제작하는 콘텐츠는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알 비하인드’에선 담당PD가 지난 방송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그알 캐비닛’에선 구독자들의 요구가 높은 방송편을 업로드한 뒤 ‘그알 외전’을 통해 남은 궁금증을 해소하는 식이다. 특히 ‘그알 외전’에서는 <그것이 알고싶다> 팀의 최근 소식도 담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이런 맥락에서 시도했다.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라이브 방송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결정이 쉽진 않았다. SBS 시사교양본부 내에서 <그것이 알고싶다>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몇 배나 어려운 일이다. 본부장을 비롯해 <그것이 알고싶다>를 거쳐 간 수많은 선배 PD들의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특히 생방송 중에 혹시라도 제보자나 용의자의 실명을 언급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내부적으로 해보자는 의견이 반, 안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반이었는데, 반반이면 해보자는 생각으로 ‘그알 LIVE’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본방송이 끝난 뒤 이어진 '그알 라이브' 화면 갈무리.
지난 2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본방송이 끝난 뒤 이어진 '그알 라이브' 화면 갈무리.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담당PD들과 함께 진행했던 첫 번째 라이브 방송. 재미있을 필요도 없고 접속자가 적어도 좋으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실수만 하지 말자고 담당PD들에게 여러 차례 당부했다. 그래도 불안해서, 실수하면 안 되는 사항들을 종이에 적어 카메라 옆에 붙여 놓았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라이브를 해야 돼?”라는 농담 섞인 볼멘소리도 튀어나왔지만 결과적으로 큰 실수 없이, 생각보다 많은 접속자들과 함께 라이브를 마쳤다.

첫 번째 라이브 방송을 하고 느낀 점은 ‘그알 시청자들도 그동안 소통에 목이 말랐었구나’였다. 시청자들은 '그알' PD들과 실시간 소통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했다. MC 김상중과 함께한 두 번째 라이브 방송에서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알 MC와 라이브 방송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정말 그들과 제대로 소통을 한 걸까?’

여기서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수치로만 보면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수가 거의 5만 명에 달했으니 성공적인 방송이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궁금증에 제대로 답해준 걸까? 아니, 해줄 수나 있었을까? 앞으로도 어렵지 않을까? 이 질문들은 사실, '그알' 채널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되던 것이었다.

모 선배는 이런 얘기를 했다. “그알PD는 방송으로 말하는 거다. 방송 이후에 할 얘기가 남아있으면 안 된다”라고. 실제로 방송 이후 PD들이 시청자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건 방송에 담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 정도다. 방송을 보고 생기는 궁금증에 대해선 방송 이후에도 명쾌하게 풀어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방송은 PD들이 최선을 다해 만든 결과물이니까. 

‘그알’ 유튜브 채널은 태생적으로 지닌 한계가 분명 있다. 그 모체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고, 더구나 강력범죄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 다른 유튜브 채널처럼 가볍게 웃으며 떠들 수도, 거침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도 없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구독자들이 ‘그알’의 사소한 취재 뒷이야기에도, 다소 부족한 답변에도 관심을 갖고 봐주신다. 참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지금 형태의 소통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지만, 구독자들이 언제까지 관심을 가져줄 지는 의문이다. 

두 달 정도 ‘그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확실하게 느낀 게 하나 있다. 유튜브 환경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닌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러지 않으면 무리수를 두게 될 테고, 자칫 프로그램에 해를 끼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그알’ 채널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 선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만약 ‘그알’ 채널이 소통에 머무는 게 아니라 더 큰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즉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알’ 채널에 모이고, 거대한 양방향 소통 기능이 활성화된다면 그 ‘소통’의 힘이 제보의 형태로든 어떤 형태로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에 도움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아직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 아직 ‘그알’ 채널은 걸음마 단계며 테스트 단계다. 차근차근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며 채널의 방향을 잡아나갈 생각이다. 우선 필요한 건, 여러분의 구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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