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방통위원장 선임 앞두고 "'방송 독립' 신념 확고한 인물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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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D연합회 "유력한 표완수 시사IN 대표, 'YTN 청부취재 스캔들' 하나만으로도 방통위원장 자격 의심"
언론노조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느라 공공성 가치를 등한시해선 안 돼" 개각 앞두고 靑 압박

ⓒ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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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이끌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표완수 시사인 대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의 독립성과 방송통신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는 요구가 언론계에서 거듭 나오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배경을 놓고 방송 독립성 훼손 우려가 나온 만큼 후임 방통위원장은 선임 과정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위원장은 "어떤 압력에 의해서 타의로 떠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표철수 위원은 "방통위는 여야에서 추천하는 위원들로 구성되는 합의제 독립기관"이라며 "수장인 위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물러남으로써 조직에 흔들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석진 부위원장 역시 "방통위는 방송의 독립을 위한 독립적 기관으로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곳"이라며 "앞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정권의 편익에 의해 방통위원이 어떤 간섭을 받거나 압력을 받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 내로 내각 개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면서 언론계는 방통위원장의 자질을 거듭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는 7일 성명에서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는 정부의 미디어개혁 정책 기조, 미디어개혁 사회적 논의기구의 추진 여부, 방통위의 독립성 보장과 위원장 선임 방식 등 시급히 점검하고 머리를 맞대야 할 과제가 산적하지만 청와대는 위 요구들에 답하지 않고 후임 방통위원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노조는 "후임 방통위원장의 자격 조건은 방통위의 독립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가치관과 신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미디어 정책 개혁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실천 의지와 책임감이다. 선임권자와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느라 공공성 가치를 등한시하거나 시민, 이용자의 권리에 무감각해서는 안 된다"며 "개각 일정에 맞추느라 적당히 타협한다면 문재인 정부 내에 미디어개혁은 불가능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표완수 시사인 대표가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방통위원장에 적격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1947년생인 표완수 대표는 1974년 <경향신문> 기자를 시작으로 경인방송 대표, YTN 대표, 시사인 대표 등을 거쳤다.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과는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같은 날 한국PD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표 대표가 젊은 기자 시절 전두환 신군부 아래에서 고초를 겪었고 그 뒤 오랜 세월 민주언론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인쇄매체에서 뼈가 굵은 인사로 방송통신 분야의 전문가라고 보기 어려운 표 대표가 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얼마나 유능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이라고 밝혔다.

표완수 대표가 2005년 YTN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일어난 '청부취재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2005년 MBC <PD수첩>에서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을 폭로했을 당시 YTN은 MBC가 황 박사 쪽 연구원을 강압적으로 인터뷰했다는 보도를 황 박사의 의뢰로 내보냈다. 여기에 당시 YTN 취재기자가 황우석 박사 측으로부터 항공료와 취재비 지원을 받은 데다, 자금까지 운송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재윤리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국PD연합회는 "YTN은 이 사건으로 4번이나 사과방송을 하는 곤욕을 치렀지만 표 대표는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서 한 번도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며 "보도전문채널인 YTN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기자들에게 씻기 힘든 오욕을 남긴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외면해 온 그의 태도 자체가 오히려 그의 무책임을 입증한다. 언론인의 기본양심을 팽개친 'YTN 청부취재 스캔들' 하나만으로 그는 방통위원장 자격이 지극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한국PD연합회는 "표 대표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게 청와대 핵심 실세와의 학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방송의 독립성을 굳게 지키며 권력과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할 방통위원장이 청와대 핵심 실세의 의중에 충실히 따르는 아바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라고 덧붙였다. 

전국 241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방송독립시민행동은 8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통위원장 선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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